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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작가 Nov 08. 2024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입으로만 숨 쉰 날..,

어젯밤 고생하며 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오늘은 좀 늘어~~지게 자려고 했는데 눈 뜨니 8시밖에 안 됐다.


'그럼 늘어지게 잔 건가?'


아침 캠핑장 풍경은 늘 그렇듯 아주 여유롭고 편안하다. 아침이라 그런지 약간 쌀쌀한 것 빼고는...

그리고 캠핑장 이용료도 이틀에 36불 밖에 안했다.


어제 시간에 쫓겨 오느라 마켓에 들르지 못해 걱정했었다. 그런데 설거지 하는 사이 신랑이 아이들과 마켓을 찾아냈다. 엄마가 보면 깜짝 놀랄 거라 그랬다는데 역시나 ㅎㅎ

국립공원 안에 이렇게 큰 마트가 있을 줄 생각도 못했는데 고기도 사고 쌀도 사고 야채도 사고... 없는 거 빼고 다 있었다.


오늘 아침도 역시 가장 만만한 고기다! 이젠 고기 굽는데 선수가 되신 찬군!
누구라 할 것 없이 각자 알아서 자기 몫을 찾아 도와주는 아이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오늘은 메뉴에는 샐러드를 추가했다. 미국 와서 고기나 카레 김 등만 먹었지 샐러드는 처음이다. 

고기보다 훨씬 반가운 샐러드를 양껏 먹었더니 좀 살 것 같았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


< 너무 자주 봐서 이젠 별로 놀랍지도 않은 야생 동물들 ^^>

비짓 센터에 가서 지도를 받아가지고 미쿡 와서 처음으로 커피도 한 잔 사서 출발했다.


<자전거를 태운 버스라니 신기하당 ^^ >

우리는 렌트카로 이동을 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할 일이 없었는데 한번 타보고 싶긴 하다.


< !!!!!!!!!!!!!!!!!!!!!!!!!!!!!!!!!!!!!!!!!!!!!!!! >


허.....어....헉...!!! 

뜨.....허....억...!!!

그러니까 이게...


이걸 어떻게 말로 표현하지... 사진으로는 다 표현되지 못할 이 장관을... 

'누가 대신 좀 표현해 봐요~~'

우리도 그랬지만 여기저기서 탄성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 자리에 서 있다면 아주 당연한 반응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뷰 포인트에서 내려다 보기만 했는데 나중에 TV에서 보니 트래킹 하며 직접 협곡을 걸어 만져보기도 하고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기도 하던데 모르고 간 것이 너무 아쉬웠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러웠지만 ^^


신랑도 너무 좋은가 보다! 

여행하면서 제일 많은 고생을 하고 있는데 여행 내내 저 미소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여 마저 누리셔요~ㅋㅋ 


아이들에게 이런 넓은 세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정말 꿈만 같았다. 

'앞으로 여행 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세계를 위해 일하는 멋진 일꾼들이 되거라~!!'


걷고 또 걷다 보니 멋진 뷰 포인트를 발견했다.

조금 아슬아슬해 보이긴 했지만 저기로 내려가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다.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오늘은 입을 너무 많이 벌리고 있어서 코가 아닌 입으로 더 많은 숨을 쉬었던 것 같다. ㅋㅋㅋ

그 위대한 자연 앞에서 나는 보일랑말랑 하는 아주 작은 먼지같은 점이었다. 

작은 점같이 작은 존재인 나를 찾아와 주시고 이번 여행에 함께 동행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가 되었다.

웅장한 광경을 하나라도 더 담기 위해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댔지만 그 때의 그 감동까지는 담을 수가 없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일몰을 보고 싶었지만 너무 많이 걷기도 했고 아이들도 배가 많이 고플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어두워지면 잘 안 보여서 저녁 준비 하기가 힘들 것 같아 내일 아침 일출을 보기로 하고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수퍼에 잠깐 들러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보니 한국은 지금 메르스로 희생자들도 많고 공포 분위기인 것 같아 나까지 덩달아 기분이 가라앉으며 속으로 기도가 절로 나왔다. 


캠핑장에 도착해 캠프파이어 준비를 하느라 불을 지키고 장작을 넣었는데 어제 우리한테 콰이엇 타임이라고 말씀하셨던 그 여자 분이 오시더니 그렇게 하면 연기가 많이 난다고 연기가 안 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겠단다. 그리고 나서 곧이어 동행자분까지 오셔서 함께 도와주셨다. 


그냥 막 집어 넣으면 되는 거 아니었어...?


바로 요렇게 나무를 서로 맞대어 세워야 한단다.

그랬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매운 연기가 확~ 줄고 활활 잘 타올랐다. 

그래서 그 불에 고구마도 구워 먹고 아까 그 분들께도 갖다드렸더니 원더풀, 땡큐... 다 나온다. ㅋㅋ

한국 고구마보다는 역시 맛이 덜하지만 그래도 먹을 만했다. 

저녁을 먹고 정리를 하니 9시가 다 되었다.

'아이고 하루 세 끼 챙겨 먹는 게 정말 일이다 일'

저녁이 되니 씻으러 가기도 귀찮을만큼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씻고 얼른 텐트 속으로 들어가 잠 잘 준비를 했다. 

'아... 너무 좋아~~' 

오늘도 다섯 명 모두가 건강하게 잠자리에 들게 하심에 감사하며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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