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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작가 Nov 08. 2024

그랜드 캐년 가는 길에 데이터가 끊기다,

밤에 미쿡 헤매어 본 사람?

아침에 눈을 뜨니 햇볕이 쫘~~악 우리 텐트 위로 내리 쬐었다. 

강렬할 뿐이지 습하지 않아서 덥지는 않은 날씨...

오늘은 유난히 더 방~방~ 뜨는 아침이다. 

드디어 그 유명한 그랜드 캐년을 향해 달릴 예정인지라... 물론 브라이스 캐년도 들릴거다~


< 개는 차 안에서 쉬고 아저씨는 일하시는 청소하시는 중 >
< 아침을 먹고 탁구 게임 한 판~!! >

캠핑장 안에 있는 세탁실인데 세탁기와 건조기가 잘 갖추어져 있었다. 

코인 세탁기는 처음 사용해보는 거라 역시나 어리버리 버리버리...

건조까지 했으니 말릴 필요 없이 짐을 챙겨 나섰다.

< 브라이스 캐년 >

브라이스 캐년도 어제 자이언 캐년과 비슷할 줄 알았는데 완전 다르다.

특히 내 눈에 들어온 건 아름다운 색깔 그리고 흉내낼 수 없을 것 같은 바위들의 모양...

'어쩜 이렇게 오묘하게 깎였을까, 어쩜 이렇게 색이 예쁠 수가 있을까...' 

보면 볼수록 아름다워 한 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여기서는 꼭 가족 사진을 찍어줘야 제 맛이지~!! ㅎㅎ

어제 자이언 캐년에 이어 정말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사이즈다.

< 네츄럴 브릿지 >
< 두 사람도 빠졌네, 빠졌어 ㅋㅋㅋ >

가족들은 다른 뷰를 보고 있어서 혼자서 셀카를 열심히 찍고 있었는데 어떤 외국인이 다가오더니 사진 찍어주겠다고... 나 혼자 여행 중인 줄 알았나보다. 친절한 외쿡인씨 ㅋㅋ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눈은 호강+호강하고 마음은 아쉬움 가득 안고 그랜드캐년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의 늦은 점심은 맥*** 햄버거~ 일단 저렴해서 아주 아주 맘에 쏘~옥!! 

이 때부터 우리의 점심 단골 메뉴는 햄버거로 낙찰되으나 갈수록 점점 마지 못해 먹을 수밖에 없는 메뉴가 되고야 만다 ㅠ.ㅠ


한참을 달리다 보니 갑자기 차 안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 뭐야? 뭐야? 뭐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차에서 내려 걸어 가봤더니 세상에나~~

엄청나게 멋진 협곡이 펼쳐져 있었다.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보니 댐으로 막아져 있고...

'설마 저 높이만큼 물이 차는 건 아니겠지?'
나중에야 알았다, 여기가 그 유명한 뷰 맛집 홀슈밴드라는 것을... -,-;;


하여튼 미국은 뭐든 다 크다.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는데도 이렇게 거대한 광경들이 펼쳐져 있으니 말이다.


< 만세를 부를만큼 그렇게 좋았니 -,-;; >

잠시 길을 잘못 들어 차를 돌리려고 하는데 눈 앞에 호수가 잔잔히 흐르고 있어 아이들은 순간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빨리 내려서 수영하고 가자고... 헐!! 


그 동안 한국에선 어떻게 참았던 거니... 


< 그런데 아빠는 왜 그러심? 아빠도 많이 참으셨음? ㅋㅋ >

여름에 물놀이 한 번 갈까 말까 했었다. 이렇게 신나게 노는 걸 한국에 있을 땐 자주 데려가지 못했으니 갑자기 미안함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놀아도 너~무 많이 놀아서 해가 저물어 떠나려고 하니 마음이 급해졌다. 

부지런히 달렸지만 중간에 데이터가 끊기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Oh, Noooooooo'


갑자기 왜 안 터지는 거며 여기서 이러면 우리는 어쩌라 건지 ㅠ.ㅠ

캄캄해진 도로를 달리려니 무서웠다. 

여기가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맞는 것 같은데 달려도 달려도 목적지는 보이질 않고...

자동차 기름까지 떨어져 가서 심장도 콩닥콩닥...


계속 달리다보니 드디어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이 보였다!


휴우... 다행이다...


그런데 캠핑장으로 가려면 자동차로 더 가야 한단다. 

직원이 대충 설명은 해줬는데 이 캄캄한 밤에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지... 

우여곡절 끝에 캠핑장을 찾아오긴 했는데 직원들은 이미 퇴근했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옆에 게시판을 슬쩍 보니 오늘 예약자 명단과 텐트 사이트 위치를 써서 붙여놓은 게 보였다. 

바짝 긴장한 상태였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눈물이 찔끔...;;

밤 10시가 되어 도착했는데 다들 취침 중인지 고요했다.

자동차 불빛에 의존해서 쥐 죽은 듯이 살~곰살곰 겨우 텐트를 쳤는데도 옆에 사이트에서 아주머니가 나오시더니 콰이엇 타임이라고... 나는 또 쏘리를 얼마나 뿜어댔는지... -,-;;

'아까 조금만 놀다 올 걸 너무 길게 놀았어...'

그래도 무사히 도착해서 이 캄캄한 밤에 우리 텐트 사이트를 찾아 발 뻗고 잘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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