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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중 Mar 25. 2024

변화

원하는 게 무엇일까.

* 해당 글은 모든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필자가 한 스타트업을 다니며 느꼈던 감정을 담은 글입니다.


우왕좌왕하는 중입니다.


어디로 어떻게 걸어가고 있는지를 모른다. 그 답답함이 업무의 집중을 흩트려 놓는다. 보통의 스타트업에서는 빠른 결정과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고 외치며 빠르게 변화한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걸까? 잦은 변화를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늘 스타트업을 다니며 모든 것은 한 끗 차이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다. 빠른 변화가 잦은 변화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우리는 잦은 방향 전환을 행하고 있었다. 선장의 잦은 방향 전환은 노 젓는 이들이게 혼란을 가중시킨다. 정확한 지점이 없이 항해할 때에 우리는 끝임 없이 노만 젓고 있을 뿐이다. 목표는 명확했다. 매출. 매출을 내야만 한다. 하지만 매출을 내기 위한 방향은 없었다. 왜 그 목표가 설정되었는지도 모른 채,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갔을 때 목표 달성 가능성이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그렇게 또 선장이 보이지 않는 선장실에 나는 노를 젓다 오른다.



그렇다고 빠르진 않아요.


하지만 변화가 잦다고 빠르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우리는 잦은 변화만 남았다. 고민-실행-결과-재고민의 순서에서 우리는 늘 긴 고민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짧은 결과를 가지고 판단하여 빠른 변화를 만든다. 한 끗 차이다. 우리는 어디서 기다리며 고민하고 어디서 빠른 실행을 해야 할까? 자본과 리소스가 투자되기 때문에 고민의 과정에서 신중하다. 여기부터가 문제다. 위 문제도 물론 매우 중요하다.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렇게 고민한 업무를 실행했을 때,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느냐, 또는 플랜 B가 있느냐 이로써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의 판단을 하고 빠르게 실행해 옮겨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오로지 저 두 가지만 고민한다. 여기서 실무자들이 답답해하는 이유는 위에서 결정이 나고 있지 않을 때, 우리의 경쟁사는 이미 시작을 했기 때문이다.



네? 아직 2일 차인데요?


빠른 스타트업답게 빠른 결과물을 원한다. 문제는 너무 빠르다. 물리적인 시간이 있지 않은가? 모든 업무가 시작 후에 바로 결과를 내지 못하면 없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렇게 또 결과에 대한 판단은 엄청 빠르다. 그렇게 제대로 테스트도 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업무가 매우 많다. 우리는 어디서 빨라야 하는 것인가? 우리는 어디서 오랜 고민을 해야 하는가? 빠른 실행과 깊은 고민 사이에서 우왕좌왕 중이다. 그 사이 우리는 방향을 잃은 배처럼 바다 한가운데서 빙글빙글 돌뿐이다. 어디 쪽인지 모른 채로 파도에 휩쓸리면서.


그렇게 나는 오늘도

업무를 하며 god의 길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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