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by 일도

2025년 11월,

강원도 화천은 가을을 생략한 채 겨울로 건너뛰고 있다
하지만 마음속엔 아직 가을이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며칠 전, 평소 밝고 활기찬 한 소대원이 새벽에 찾아왔다.
“전역이 다가오는데 무슨 일을 하면 행복할지 모르겠어요. 가족의 기대는 점점 커지고, 저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에요.”


나는 그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행복과 돈 중에 어떤 게 더 중요하다고 느끼니?”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아무래도… 행복이 더 중요하겠죠.”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네가 말하는 행복은, 10년 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걸까?”

그는 조용히 침묵했다.
“… 행복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날 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한 구절이 떠올랐다.

“일에게 사랑받고 싶다면, 먼저 일을 사랑해라.”

행복의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결국 질문은 단순하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게 결혼해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이고,


누군가에게는

먹고 싶은 음식을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것,


또 어떤 이에게는

친구들과 웃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이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 시그니엘에 사는 것도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의외로 이 간단한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요?”
“몇 년 후 어떤 모습이면 행복할까요?”


모두가 행복을 원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행복의 모양을 그려본 사람은 드물다.


나 역시 생각해 보면
원하는 일만 하는 것이 행복이라면, 장교가 꿈이 아니었던 나는 불행해야만 하는 걸까?


우리는 인생의 대부분을 일하면서 보낼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일이 행복해야 한다.


워킹홀릭은 단지 일에 미쳐 사는 사람이 아니다.
진짜 워킹홀릭은 일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퇴근을 바라보며 사는 삶이 아니라,
아침을 설레는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갔던 바버샵의 사장님은 말했다.
“이건 제 꿈이었어요. 하나하나 직접 만들고 꾸미는 게 너무 즐거워요.”
그의 표정엔 피곤보다 기쁨이 묻어 있었다.
모두와 똑같은 가게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만든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불행할 수 없다.
그는 이미 일과 삶을 하나로 녹여냈으니까.


일은 돈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을 스스로 이끌기 위한 무게 중심이어야 한다.

새벽의 화천 공기 속에서, 나는 조용히 생각했다.

어쩌면 행복이란, 일을 사랑할 용기를 갖는 순간에 시작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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