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병업자의 생업 고민
가을이 왔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서 긴팔을 꺼내 입었다.
지난 몇 년간 제대로 된 옷 한 벌 사서 입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운동복이나 청바지에 셔츠 한 장 걸쳐 입고 산으로만 다니느라 바빴기에
딱히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그동안 처절하게 날마다 산에 직장을 얻었다는 마음으로 산을 다니며 보낸
지난 세월을 돌아보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라면 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못할 것 같다.
5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심하게만 느껴졌다.
그간 남편 혼자 외벌이로 애쓰느라 고생 많았을 것이다.
나도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구직 사이트를 들어가 보았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하원 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한정적이었다.
재택근무와 요구르트 배송, 쿠팡 창고 업무, 음식 배달 업무 정도였다.
장례식 서빙 일도 있었는데 등원과 하원 시간을 초과해서 마음 놓고 일을 하기 어려웠다.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건강을 되찾으니 배부른 고민이 깊어졌다.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 감사한 인생인데 말이다.
뭐 해 먹고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