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가 없다면 변화할 시간이다
'나는 언제쯤이면 성공할까?'
'여기서 얼마큼 더 경력을 쌓아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일해야 돈을 더 모을 수 있을까?'
일을 하면서 이런 고민 한 번쯤은 해본 적 있을 겁니다. 이를 사업에 대입해보면 '수익이 피크가 되는 시기가 언제일까?'쯤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건 아무도 알 수 없죠. 안 해보면 모르니까요. 오늘 글의 주제는 변화입니다. 성공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체기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스스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현재에 만족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던져보아야 할 질문은 언제 성공할까 가 아니라, '그 사람들만큼 성장하려면 어떤 걸 변화시켜야 하는가?'입니다.
구글, 애플, 삼성의 공통점은 뭘까요? 유연한 조직문화, 복지, 똑똑한 인재들.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물론 이런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세 기업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 사업 초기에 적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알고리즘, 아이폰, 반도체라고 하는 혁신을 일궈냈죠. 물론 주변 참모들의 그만한 희생과 노력이 뒤따랐겠지만요. 의사결정은 리더의 몫인 만큼, 결국 신사업이란 오너가 누군지,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는 또 누군지에 따라서 크게 좌우되는 듯합니다.
저 역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곳이 바로 이 '변화'라는 부분인데요. 어느 제품의 어떤 부분을 변화시켜야 더 주목받을 수 있을지, 어느 채널을 개선해야 더 효과적일지 늘 고민합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그 필요성을 다른 사람들도 인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 단계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매번 그들을 설득하는데 시간을 써야 합니다. 이를 해소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리더가 먼저 변화를 지시하는 것입니다. 만약 신사업을 하는데 제품, 조직 그 어느 하나도 바뀌어 있지 않다면 그건 아마 사업 의지가 없다는 뜻일 겁니다. 사업 의지는 있는데 어느 걸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면, 지금부터 소개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보고 따라 해 볼까요.
구글도 사업 초기에는 여느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IT 스타트업에선 주로 어떤 광경을 볼 수 있나요? 학연과 지연으로 모인 구성원들, 경력은 있지만 조직 운영 역량은 0에 수렴하는 CEO, 일의 과정과 책임 범위가 제대로 수반되지 않은 업무 체계, 이로 인해 오는 소통의 부재와 날로만 쌓여가는 직원들의 불만. 그리고 인재 유출이 시작되죠. 이렇게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고충을 과거 구글도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뛰어난 기술자인 동시에 사업을 하기엔 어린 리더들이었습니다. 2001년에 인터넷 사업을 필두로 하는 닷컴 버블이 사그라들자, 검색 엔진을 주 상품으로 하던 그들의 사업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수많은 IT 기업들이 망하고 없어지는 가운데, 래리와 세르게이는 구글의 내부적 변화를 꾀하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그건 바로 에릭 슈밋과의 만남이었지요.
- 인재 1명이 조직문화를 좌우한다: 에릭 슈밋
사업 성장은 인재 한 명 한 명에게 달려있습니다. 줄다리기로 예를 들어볼까요. 만약 사장이 선두로 줄을 잡았는데 뒤에서 당겨주지 않거나, 힘이 약한 사람들로만 인원이 구성되어 있다면 얼마 안 가 쓰러질 겁니다. 반대로, 힘이 센 사람, 의욕이 넘치는 사람, 혹은 줄다리기에서 반드시 이기는 요령을 알고 있는 사람이 뒤에 있다면 결과가 달라지겠지요.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원들의 강점을 최대한 아웃풋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정체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에릭은 구글의 이 부분을 변화시켰죠.
에릭 슈밋은 래리와 세르게이와 같이 컴퓨터 공학도의 길을 거쳐, 개발자, CEO를 역임해 온 인물입니다. 그는 첫 출근날 자신의 자리에 잘못 앉은 직원에게 화내기보다, 그의 옆자리에 앉아 대화를 시도했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소통을 중요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이러한 신념은 곧 회사 문화로 반영되어, 사내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수립하고 '20% 타임 룰 (업무 시간 중 20%를 업무 외 다른 일에 쓰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직원은 기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입니다. 직원 1명이 모이면 10명이 되고, 10명이 모이면 100명이 되고, 이 100명 중 10명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것만으로도 회사의 앞날이 바뀌게 되지요. 와닿지 않는다면 반대로 생각해볼까요? 원래라면 자신의 능력 100%를 발휘할 수 있는 직원이 1명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 그가 모종의 불만으로 그가 가진 능력 중 의도적으로 30%만 쓴다면, 회사 입장에선 나머지 70%만큼의 기회비용을 잃게 됩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에릭이 직원들을 우선시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데 일념 한 것이죠.
그 결과, 일을 할 때에도 직원들이 하나둘 의견을 내게 되고 이는 지금의 우리가 아는 구글로 성장하는데 한몫했습니다. 일각에선 그만큼 개인에게 많은 책임이 주어지고 동료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반응도 있지요. 이 는 거꾸로 생각하면 큰 책임을 질만큼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직원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일할 줄 아는 직원들은 반드시 한 명씩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 회사의 성장에 도움 되는 일을 추진시켜 나갑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조직도 변화할 때 아닌가요?
과거 몇 년간의 성과 지표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면 조직이 어떤 상태인지 돌아보길 바랍니다. 불만이 보이는 곳에는 피드백을 줄 줄 알아야 합니다. 이는 지원자, 그리고 내부 인력의 충성도를 결정짓는 중대한 요소이니까요.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곁에 두고 싶다면, 그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탄탄한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참고 문서
https://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528
https://dbr.donga.com/article/view/1401/article_no/4244/ac/magazine
오늘 발행하는 이 글은 이영하 님의 '세계 1등은 다르게 일한다'라는 책을 읽다 영감을 받아 쓰게 된 글입니다. 위에 나열한 기업 사례가 그 책에 적혀 있었다는 건 아니고, 책을 쓰신 저자 분의 가치관이 제가 글을 쓰도록 움직이게 해 주었어요. 최근에 실무 관련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시중에 흔히 널린 협상 잘하는 법, N 년만에 매출 얼마 찍는 법, 보고서 잘 쓰는 법 이런 책들로는 제 고민을 해결할 수가 없었죠. 심지어 직장에서도 명쾌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답답한 마음에 교보문고를 2시간 동안 돌아다녔습니다.
북 파인더에서 여러 차례 검색 키워드도 바꿔보고, 서적 장르도 바꿔가면서 내가 원하는 답에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는 책을 찾았습니다. 자기 계발, 해외 경영, 국내 경영 코너를 돌아다니다 만난 이영하 님 책은 대체 불가한 경험들로 페이지 한 장 한 장이 채워져 있더군요. 아직까지 다 읽진 못했지만요, 왠지 모르게 크게 안도한 마음에 인물 검색도 해봤더랍니다. 저자분께선 2012년 이후로 경력 정보가 없으시고, 초판 1쇄 발행일은 불과 1년 전이더군요. 지금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계신지 정말 궁금합니다.
혹시나 아는 분 계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신사업으로 헤매고 있는 중생으로서 꼭 한 번쯤 소식 듣고 싶은 분입니다. 본디 롤모델을 안 만드는 타입인데. 인생 최초로 롤모델이 생겼어요. 책도 얼른 다 읽어서 리뷰를 올릴 생각입니다. 서랍에 묵혀둔 글들도 아직 많네요. 다음 편으로 곧 다시 뵙겠습니다. 그러나 퇴고는 언제나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