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는 예민하지 않았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 한 안 금서,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어김없이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중이다.
떼를 쓴다는 건 엄마 앞에서만
가능한 행동이다.
금서는 태어나자마자 성심의 뜰에서 지냈다.
다섯 살 무렵 지금의 부모에게
입양되었고 이제 막 파양될 참이다.
그들의 속삭임을 금서는
감은 눈을 하고 귀를 열고
섬세하게 들었다.
떼가 시작된 계기기도 하다.
아빠가 말했다.
“가끔 섬뜩해 여보,
이건 아닌 것 같아.”
엄마가 말했다.
“그렇다고 다시 파양 하디니?
성당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뭐라 하겠어요?”
아빠가 잠든 금서를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금서의 얼굴에 손을 왔다, 갔다 하며 말했다.
“그건 문제가 아니야,
아직 자라지도 않은 녀석이
도구를 이용해 친구를 가해하는 건
피가 달라, 이건 큰 문제가 될 거야
위험을 감수하고 살 순 없잖아?”
안 금서는 막 입학한 학교에서
괴롭힌다는 이유로 동급생에게
커터 칼을 들고 휘휘 저으며 위협했다.
이 사건은 학교 내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의견이 분분했고 결국
금서는 학교를 옮겼다.
30분이나 더 멀어진
학교생활도 만만치 않았다.
그날부터 시작이었다.
파양이라는 어려운 단어가
버려짐이라는 것을 눈치챈 건
피가 다르다는 아빠의 말로 충분했다.
금서는 집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할 때마다 엄마의 치맛자락을
잡고 놓지 않았다.
“금서야 학교를 안 가면 어떻게 해?”
금서는 연신 도리질하며
엄마를 놓지 않았다.
금서에게 이길 수 있는 엄마가 아니다.
“알았어, 알았어 금서야
이것부터 놓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잖니? 응?
학교는 다음에 가기로 해 응?”
엄마는 안 금서가 잠든 틈을 타
성심원 뜰 수녀원장과 상담했다.
긴 상담에도 불구하고 답을 찾지 못했고
심리치료를 먼저 받아 볼 것을 권유받았다.
엄마는 다시 마음을 잡고 주먹을 쥐었다.
잠든 금서의 볼을
토닥이며 말했다.
“잘해보자 좀, 휴우...”
아빠는 커터 칼 사건 후
퇴근이 일렀다.
늘 금서를 의심하는 듯한
눈빛이 따라다녔고
그것을 모를 리 없는 금서는
눈치가 빨랐다.
저녁 식사 시간에도 금서는
음식을 입에 넣자마자
삼키기까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누구보다 더 빠르게 식사를 마쳤고
마치자마자 현관문에서
가장 거리가 있는 서재로 들어갔다.
방 모서리에 쭈그리고 앉아
마치 엉덩이에 접착제가 붙은 듯
꼼짝하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의 한숨은 길어졌고
오늘도 방에서 나오길 기다리며 실랑이했다.
아빠도 오늘은 참지 않을 모양이다.
“오늘은 봐주지 않아,
늘 네 멋대로 할 수는 없어
잘못된 건 잘못된 거야,
어서 나오지 못해?”
금서는 도리질했고
아빠는 답답한 나머지 소리친다.
“금서 너, 아빠가 물으면 대답을 해,
말 못 해?
왜 늘 도리질이야? 응?
그거 버릇없는 행동이야.”
엄마가 말했다.
“여보 소리치지 말아요.”
금서는 자기를 위해
한 마디 던진 엄마에게 돌진했다.
엄마의 품으로 안겨
온 힘을 다해 허리를 옭아맸다.
보통 또래 아이들보다 성장이 빠른
금서는 연속된 집착에
엄마의 체력이 다해갔다.
“금서야, 알았어 알았으니까 제발 좀.”
꽉 조여지는 몸이 버거운 엄마는
금서처럼 온 힘을 다해
본능적으로 금서를 밀어냈다.
그렇게 금서는 내팽개쳐졌고
그 순간 금서의 눈이 번들거렸다.
“금서야 미안,
엄마가 숨을 쉴 수가 없잖아.”
아빠가 그때 금서의 두 팔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녀석 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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