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학기 개강을 했어요

1주 차 후기: 강해지자

by 희힣






3월 첫째 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금요일 저녁입니다. 이번 주는 짧은 일기 형식으로 글을 써볼게요. 한 주제에 대해 고찰하기보단, 흘러가는 대로 바쁘게 지낸 한 주였습니다.





[3월 2일 일요일]

일본에 유학 간 친구를 고등학교 졸업하고 일 년 만에 만났다. 교복을 입지 않고 안경을 벗은 친구를 고향이 아닌 강남 한복판에서 만나니 기분이 이상했다. 조금의 어색함과 들뜸도 잠시, 우리는 처음 만났던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떠들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갔다. 1시에 만나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9시가 되었다. 카페 창 밖에 해가 지길래 여섯일곱 시쯤 되었으려나 싶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쉬지 않고 친구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누었다. 처음엔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들로 시작했지만, 점점 속 깊은 이야기를 하며 웃음 뒤편에는 걱정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SNS 속에서는 서로가 마냥 즐거운 대학 생활을 보냈을 것이라 어렴풋이 추측했건만 - 대상은 다르지만 내용은 비슷한 일들을 겪은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내 친구는 피해 갔으면 하는 일들을 경험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일본은 한국보다 개강이 늦어 3월 말에 출국할 예정이란다. 여름방학에 다시 만나면 국밥에 막걸리(내가 좋아하는 술 조합 중 하나이다)를 마시기로 했다. 친구의 새로운 학부 생활이 걱정보단 가볍고 즐겁길 바란다. 다시 만날 여름방학이 기대된다.



[3월 3일 월요일]

친구들이 기숙사로 돌아왔다. 다들 본가로 돌아가 학교 근처에 혼자 있는 것이 은근히 심심하였는데 이젠 자주 얼굴을 볼 수 있어 기쁘다. 전날에 친구를 만나 새벽에 잠에 들었더니 다음날 점심쯤 일어났다. 운동을 하고, 집 청소를 했다. 3월 3일이 삼겹살 데이라길래 친구 두 명과 함께 삼겹살을 먹었다. 대학에 와서 만난 친구들인데 아무 말이나 해도 재밌는 사이라 너무 즐거웠다.



[3월 4일 화요일]

마침내!! 개강을 했다. 오전에 교양 수업을 하나 듣고, 수업은 다르지만 같은 건물에서 같은 시간에 수업이 끝나는 동기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푸드코트에 새로 생긴 식당에서 주문을 했는데 50분이 넘도록 음식이 나오지 않아 당황스러웠지만, 학교에 학생들이 많아 개강한 것이 실감이 난다며 친구랑 농담 따먹기를 하며 두 시간 동안 느긋한 점심시간을 보냈다. 오후에는 전공 수업 두 개를 이어서 들었다. 오전에 들은 교양 수업이 생각과는 달라 정정을 계속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교내 서점에서 전공책을 구입하고, 두 명의 동기 친구들과 저녁으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회전초밥집에 갔다. 지난 일 년동안 이 회전초밥집에서 초밥을 먹어서 그런지 다른 초밥집에 가면 뭔가 부족한 기분이 든다. 입맛이 길들여졌달까?



[3월 5일 수요일]

아침부터 정정을 지도했는데 3시간 동안 도전한 끝에 마침내 수강신청에 성공했다. 어제 들을 오전 교양 수업이 내가 생각한 커리큘럼과 달라 다른 교양 수업을 잡았다. 공강을 만들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3학년 필수 전공을 잡았다. 3 4 학년 선배들 사이에서 수업을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떨리지만 어쩌겠어 해내야지. 같이 듣는 동기 친구가 한 명 있어서 함께 으쌰으쌰 하며 - 우리의 앎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보자는 결론을 얻었다!



25-1 시간표. 참 안예쁘다.

동기들과 과 동아리 전용 노지에 가 공식 활동이 시작하기 전 땅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틀 전 눈도 오고 비도 와서 그런지 상태가 좋지 않아 임원 친구들은 활동 내용을 수정해야 할지 고민 중이란다. 과 동아리의 공식적인 활동은 다음 주부터인데 신입생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조금 기대가 된다.

전과한 친구를 우연히 만나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 짧게 이야기한다는 걸 한 시간 넘게 이야기했다. 아쉬워서 친구 집들이 겸 놀러 갈 계획도 세웠다~. 우연히 만난 친구는 정말 반갑다.

저녁에는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교양 교수님과 함께하는 독서 모임의 첫 식사 자리가 있었다. 교수님까지 총 5명의 소규모 독서 모임 자리였다. 다른 학생분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여서 조금은 어색했는데 서로 이야기하다 보니 말도 꽤나 잘 통하고 겹치는 것들도 많았다. 흥미로운 분들이셨다. 격주로 진행되는 독서 모임이고, 책을 미리 읽고 요약해와야 한다고 하셨다. 피곤하다고 책 읽기를 미루지 말고 조금씩 나눠 읽고 그때그때 요약해 두어야겠다. 다음 독서 모임이 기대된다.





[3월 6일 목요일]

아침 9시부터 전공을 들었다. 3학년 필수 과목이라 많이 긴장했었는데, 오리엔테이션만 들은 지금까지는 수업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재밌어서 만나는 친구들마다 재밌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다. 동아리 친구와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공강시간에 어디에 놀러 갈지, 다른 동아리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등등 밀도 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전공 2개를 이어서 들었다. 전공 3개를 하루 안에 들으려니 끝으로 갈수록 지쳤다. 교수님께서 식물 이름 100개를 댈 수 있냐는 질문에 친구와 함께 쉬는 시간에 식물 이름 100개 대기 퀴즈를 했다. 동기 동생 세 명에게 누가 이길 것 같은지 내기하라고 했는데 내가 세 표를 받아 기분이 좋았다(사실 친구가 식물 이름 더 잘 외운다. 얘들아 너희 사람 잘못 봤어...)

수업이 끝나고 친구가 당근 중고거래를 한다길래 따라갔다. 사실 차 있는 다른 동기 차를 얻어 탔다. 차를 얻어 탈 때마다 드는 생각 - 나도 내 차가 있으면 좋겠다! - 그렇지만 난 차 살 돈도 없고 산다고 하더라도 유지비가 없어서 패스!

개강총회에 참석한 후 일차로 고깃집에 갔다. 내 인간관계가 좁고 깊은 편이라 그다지 가깝지 않은 과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두 모이는 개강 총회 같은 과 행사는 솔직히 좀 불편하다. 어색한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가면 나의 기운을 다 뺏기는 성향이라 친한 소수의 사람들과 있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개강 총회인 만큼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기 위해 참석했다. 늦게 도착한 탓에 친구들과 따로 앉아 어색하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많은 동기들의 얼굴을 보니 반갑기도 했다. 몇 십 명의 신입생들을 보니 나도 작년에 저 친구들 중 한 명이었겠지 싶다. 신입생 친구들이 즐거운 새내기 생활을 하길 마음속으로 응원했다. 다음날 6시에 일어나야 해 2차는 가지 않고 자취방에 왔다. 친구들 말에 의하면 새벽 4시까지 마셨다고 하는데 다들 어디서 그런 체력이 나오는지 경이롭다.



[3월 7일 금요일]

6시에 일어나 7시에 집 밖을 나서 일교시 수업에 도착했다. 오리엔테이션만 들었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교양 수업이다.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전공보다 재밌어서 이 학과가 존재한다면 전과하고 싶을 정도이다. 앞으로의 수업과 팀플이 기대된다.

공강 시간이 생겨 박물관에 잠깐 들러 인사를 했다. 일주일 밖에 안 됐는데 안 간지 왜 이렇게 오래된 것만 같은지. 일주일 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와 타 학교와 함께하는 학점교류 전공 실시간 줌 수업에 참여했다. 어쩌다 보니 동기 3명과 함께 수업을 듣는다. 화면 너머 친구들 얼굴을 보는데 너무 웃겨서 한 시간 동안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함께 공부도 할 겸, 학교에서 하는 스터디그룹을 신청하기로 했다. 내가 스터디그룹 대표가 되었는데, 친구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짧은 일기 끝! 정말 오랜만에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겼어요. 금요일에 가까워질수록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는데 마침내 홈스위트홈을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어 오후에 낮잠도 자고 저녁에 노래를 들으며 산책도 했어요. 요즘 좋아하는 노래는 Prep의 Carrie입니다. 멜로디는 신나는데 가사는 곱씹을수록 슬프네요. Rocketman의 Orange Coffee, HONNE의 la la la that's how it goes 도 많이 들어요.


일주일 만에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써 봅니다.


개강 첫 주는 역시 체력 소모가 크네요. 작년 이맘때쯤에는 감기에 심하게 걸려 한 달간 고생했었는데, 지금도 가벼운 감기에 걸렸습니다. 약도 먹고 따뜻하게 지내려고요. 이번 주는 브런치보다는 블로그 같네요. 토요일은 모닝커피를 마신 뒤 집안일을 하고 운동도 할 생각입니다. 맘에 드는 산책로를 발견했거든요. 틈틈이 책도 읽고 요약해 두어야겠어요. 일요일에는 고등학교 후배에게 점심을 사주기로 했답니다. 새 학기 첫 밥약이라 들뜨네요.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네요. 1학년때 주로 들었던 전공 기초 과목들보다 2학년 전공 선택 과목들이 훨씬 재밌는 것 같아요. 학문으로서의 배움이 기대되는 한 한기 입니다. 개강 총회도 3개나 있어요(주말 동안 에너지를 열심히 충전해야겠어요).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한 주를 마무리하시길 바라요.

다음 주에는 조금 더 깊이 있는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