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의 꽃말은 애정
오랜만이에요. 이 주 넘게 브런치에 들어오지 못했다가 이제야 들어옵니다.
변명하자면 그동안 너무 바빴어요
밤까지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깐 눈 붙인다면서 새벽에 일어나 과제를 하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 강의실에 가고 약속에 가고 스터디에 가고, 그러다 보니 벌써 3월 30일이네요.
어느새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오늘 눈이 내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꽃이 핀 것을 보니 봄이 왔다는 것이 실감 난다.
목련도 피었고 산수유도 피었고 진달래도 피었다. 회양목에도 새 잎과 함께 연한 노란색의 꽃이 피었다.
회양목이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며 타가수분한다는 사실을 이번 봄에 처음 알았다. 곧 벚꽃도 만개하겠지?
꽃은 너무 예쁘다. 꽃이 지고 맺는 열매도 예쁘다.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는 식물도 있고, 잎이 먼저 나는 식물도 있다. 매 년 꽃이 피는 식물도 있고 몇 십 년 만에 꽃이 피는 식물도 있다. 준비 땅 하고 같은 시기에 꽃이 피는 것도 아니고 저마다 피는 시기가 모두 다르다. 작년 11월 겨울에는 꽃이 핀 벚꽃을 실험농장 뒷길에서 보았다. 겨울애 피는 봄꽃이라니. 꽃은 생식기관이다. 어떤 식물은 꽃을 피우고 나면 열매를 맺고 죽는다. 꽃은 황홀하지만 어쩌면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과 같아 울적하기도 하다. 그래서 식물이 재밌다.
모든 식물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보았을때 봄은 꽃이 피어서, 여름은 잎이 우거져서, 가을은 열매를 맺기에, 겨울은 잠시 휴식기를 보내기에 각 계절마다 식물로부터 느낄 수 있는 정취가 다르다. 사람의 삶을 식물의 사계절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나는 어느 계절에 있는 걸까. 봄 같다가도 겨울 같고 여름 같기도 하고. 아직 가을이 아닌 것은 정확한데. 모든 것이 끝나고 마무리하는 겨울이 되면 알게 되겠지.
표본 작업의 계절이 찾아왔다. 중간고사 시험기간과 작업 기간이 겹치지만 모두 해낼 수 있길. 바람이 아니라 모두 해내야만 한다 사실은.
개강하면 만나자고 약속했던 사람들과 개강 후 새로 만난 사람들과의 약속 자리를 다녀왔다.
시간은 쏜살같아서 왜 이리 빨리 흘러가는지. 그렇게 많이 만난 것 같지는 않은데 벌써 3월의 끝자락이다. 세상에. 하고 싶은 일이 많아해야 할 일도 많고 하기로 약속한 일도 많은데 시간은 날 기다려주지 않는다. 100 만큼의 진심을 주는 넉넉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지금은 절반밖에 못 주고 있다. 나의 착각으로 친구에게 서운한 일도 만들었다. 세상에 피해자는 많고 가해자는 많다는데 친구가 말하기 전까지는 내가 잘못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으니 정말 맞는 말이다. 사과도 했고 괜찮다고도 이야기해 줬지만 그래도 미안한 걸 어떡할까.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데 의도하지 못한 실수들을 하는 요즘이다. 어쩌면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도 내가 상처받기를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미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러려니 해야겠다. 늘 미웠던 사람은 아니니까. 망각이 신의 선물이라 했던가. 때론 기억하지 못하는 게 참 좋은 것 같다. 완전무결한 사람을 찾지만 나조차 완전무결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니 서로 사소한 걸로 상처 주고 상처받은 것은 적당히 기억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학교 수업은 재미있다. 3, 4학년 선배들 사이에서 수업을 들으니 내가 정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2학년 수업에서도 알듯 말 듯 해 교수님의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할 때 괜한 승부욕이 생긴다. 나는 내 전공을 꽤나 좋아하나 보다. 교양 수업에서 잘 대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와 저 사람들 참 똑똑하다는 생각이 가득한데, 전공 수업에서 다른 사람이 답한 것을 내가 떠올리지 못할 때면 오기가 생긴다. 내가 더 잘하고 싶다. 전공에서 이런 기분이 들어 오히려 다행이다. 오히려 기쁘다. 내 전공에 승부욕이 생기지 않으면 조금 슬플 것 같다. 누구와의 싸움인지는 모르겠지만 승부욕이 생겼으니 결판을 봐야겠지.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의 싸움은 아닐 테고 나와 전공과목 과의 싸움, 나와 시간과의 싸움, 나와 정신력-이해의 싸움. 결국 나 스스로의 싸움이겠지? 이번 학기는 나와의 싸움에서 꼭 이기고 싶다. 과정은 고되겠지만 그 끝은 달콤하길.
복습해서 이해까지 하면 완벽할 것 같은데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다. 모든 일정을 내 마음대로 나의 체력과 정신력과 학습 계획에 맞추어 짤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세상이 나를 중심이 아닌 내가 속한 단체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형태로 진행되는 걸 어째. 그래도 내 중심이 잡힌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예전 같았더라면 이럴 때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일주일 정도 떠나 있고 싶다고 말했겠지만(물론 그때도 말만 하고 절대 떠나지 않았다) 이제는 말도 안 한다. 떠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버티기 힘들어 떠나고 싶을 때 이 말을 떠올리면 일단 버텨봐야지 라는 생각이 든다. 버티다 보면 그 안에서 새로운 즐거움도 찾아오고 생각지도 못했던 기쁨도 찾아오더라. 물론 기쁜 만큼 울 때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때 슬픔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기쁜 감정도 크게 느낄 수 있는 거라 믿는다. 그리고 꼭 매일이 행복해야 할까? 날씨가 쨍쨍한 날에는 땀을 조금만 흘려도 짜증이 나는데 비가 오는 날에는 작은 우산 하나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지. 비가 올 때 모든 상황을 통제해서 비를 멈추려고 하기보단 비가 올 때 비 속에서 춤을 추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최근 사랑니를 뽑았다. 수평매복사랑니라 뽑는 것도 아프고 그 이후도 힘들었다. 이젠 좀 살만하다. 이렇게 아픈데 왜 이름이 사랑니인 것인지, 그냥 8번째 이 라고 하면 안 될까? 봄이기도 하고 연애하는 친구들도 많아서인지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연애를 위한 연애보다는 사랑을 위한 수단으로써의 연애를 하고 싶다. 올해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인지. 어쩌면 짧은 순간 눈 마주쳤던 몇 사람들이 나의 인연은 아니길. 인연을 만난다면 꼭 알아보고 가까워지고 싶다. 나와 온도와 정서가 비슷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길. 혹여나 못 만나도 아쉽긴 한데 괜찮다. 인연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가는 것도 방법이니까.
잡얘기가 많았다. 어쨌든 나는 요즘 이렇게 살고 있다.
오랜만에 글을 쓰니 뭉실거리던 생각들이 정리되어 상쾌하다. 내일부터는 차분한 하루를 보낼 수 있길 ~
내일의 나, 그리고 다음 주의 나는 더 나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