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거절과 개입, 훈육이 만들어주는 세상의 기준점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틀은 바로 자신의 신체입니다. 어릴 때 커 보였던 학교 운동장이 성인이 되어 다시 가보면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어린 시절 발끝을 들고 바라보았던 세상은 거대하고 대단해 보였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그 자리에 서보면 작은 담벼락일 뿐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을 인식하고 신체를 통해 세상을 배워나갑니다. 생후 1년 전후가 되면 거울 속의 자신을 보고 그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움직이는 대로 거울 속의 모습이 함께 움직인다는 상관관계를 알게 되는 것이죠. 또한 이 시기가 되면 아이들은 부모의 감각에서 독립하기 시작합니다. 고집이 세지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뚜렷해지며, 편식이 심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에 대해 명확히 알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게 됩니다.
이과정에서 자신의 신체를 통해 세상과 자신을 분리하고, 그 경계를 알아가면서 타자성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계를 인식하는 과정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이 시기 보호자와의 상호작용은 또 다른 거울 역할을 합니다. 영아기 때 아이들은 울음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표현했고, 이를 통해 도움을 얻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울음이 필요한 것을 얻는 방법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조금씩 의사소통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부모의 표정 변화를 보고 긍정 혹은 부정의 신호를 알아차리며, 단순한 울음이 아닌 신호로 소통을 시도합니다.
주 보호자와의 강한 유대감이 있는 아이들은 종종 자신의 필요를 인식하지 못하고, 의사소통도 늦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욕구를 아이가 필요하다고 느끼기 전에 미리 알아채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의 필요를 스스로 깨닫고 표현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이로 인해 아이들은 발달 검사를 받으러 오는 경우도 생깁니다.
자기 통제는 영아기 때부터 시작됩니다. 때로는 생후 6개월부터 시작된다고도 하고, 더 이른 시점부터 시작된다고도 합니다. 자기 통제란 자신의 내면적 욕구를 깨닫고, 이를 외부에 표현하거나 상황에 맞게 해석하고 대처하는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세상에서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처음으로 필요하게 됩니다.
이때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내가 정말 배고픈 걸까?", "우는 것이 맞는 방법일까?" 이런 식으로요. 더 자라면 "지금 내가 이렇게 떼를 쓰면 안 되는 걸까?"라는 의문도 들겠죠. 아이들은 아직 언어적 표현을 완전히 익히지 못했으니 이러한 질문을 직접적으로 하진 않겠지만, 반사적인 작용을 통해 이러한 상황들을 경험하고 반응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행동 수정에 관한 긍정적 강화나 부정적 강화가 이루어집니다.
1세 전후의 아이들이 가끔 스스로의 머리를 때리거나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모님들은 이를 강하게 제지하곤 합니다. 이는 당연한 반응이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을 통해 이러한 행동이 강화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께는 관심을 주지 말라고 조언드리죠. 그럼 이런 행동들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행동 강화의 원리입니다.
아이들의 행동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그 반응을 바탕으로 자신의 다음 행동을 결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엄마에게 물을 달라고 표현하고 싶을 때 언어적 표현이 부족하면 손을 잡아 끌거나, 냉장고를 가리키거나, 컵을 들고 오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는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단어를 배우고, 점점 더 구체적으로 소통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엄마가 아이의 요구를 알아차리고 바로 물을 주거나, 아이가 떼를 쓰면 상황을 파악해 바로 해결해 주면, 아이는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나아가 자신이 정말 목이 마른지, 배가 고픈지에 대한 내면적 탐색도 적게 하게 되죠. 아이가 스스로 내면적 욕구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감각을 발달시키고, 자아를 형성해 나갑니다.
아이를 키울 때도 이러한 점은 매우 유용한 상식입니다. 아기가 충분히 배가 고파진 다음에 밥을 먹이는 것이 밥을 많이 먹게 하는 방법이고, 충분히 졸릴 때 재우는 것이 좋습니다. 즉, 스스로 배고프거나 졸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때 실행해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가 쉬워집니다. 내적인 감각을 배우고, 내면적인 욕구를 깨닫는 것은 우리가 잘 걷기 위해 뒤집고, 엎드리고, 기기를 순서대로 하면서 고유 감각을 성숙시켜 나의 위치를 잘 알아채는 과정처럼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내적인 감각을 충분히 깨닫는 것은 자아를 형성하는 데 아주 중요한 시작입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자아를 형성하고,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아기들은 성장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인식하고 표현하면서, 수용되거나 거절당하는 경험을 통해 사회화를 시작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사회화라기보다는 소통이죠.
이 시기에 부모님이 아이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 경우, 아이는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아기가 원하는 것을 모두 받아주거나, 부정적인 행동(상대를 때리거나, 의도적으로 나쁘게 하는 행동, 혹은 눈치 보면서 말썽을 피우려는 행동)에 적절한 통제를 주지 않으면 아이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곧 "타인이 좋아하는 것"으로 인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즉,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자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과 타인의 욕구를 구별하지 못하고, 타인의 불편함을 깨닫지 못하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하려고 합니다. 세상에 오직 나만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신체를 통해서 세상을 인식하는 것처럼, 거절과 규칙을 통해서 아이는 나와 타인의 경계를 그어갑니다. 이 과정은 아이가 세상과의 경계를 인식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성장의 일부입니다. 부모님의 적절한 개입과 훈육은 자녀의 자아 형성과 사회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자녀가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고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부모님의 적절한 통제와 훈육은 아이에게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가르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명확히 인식하게 돕습니다. 이는 아이가 자신의 욕구와 타인의 요구를 구분하며, 옳고 그름, 싫고 좋음을 인식하게 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며, 사회적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부모님이 아이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대신, 적절한 시기에 규칙을 가르치고, 때로는 거절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거절 경험은 아이가 자기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고,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갖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는 아이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부모님의 적절한 개입과 규제는 아이의 자아 형성과 사회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아이가 자신을 인식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고, 사회적 상황에서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가 세상을 더 조화롭게 살수 있도록 부모님의 적절한 개입은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