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story] 주택 공급 위축, 그 결과는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맞이할까

by 매드본

대한민국의 주택 시장은 단순한 부동산 영역을 넘어 인구, 노동, 금융, 지방소멸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축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이미 만성적인 현상이 되었고, 이는 단기적인 정책 개입으로는 해소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주택 공급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수도권 인구 구성과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이 글에서는 정부의 주택 정책 기조, 시장 수요 변화, 인구 이동 패턴, 그리고 세대별 자산 선택 기준 등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 전망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수도권 인구의 향후 추이를 예측해본다.


먼저 현재의 공급 여건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20년대 초반까지 정부는 공급 확대를 기조로 삼아 공공택지 개발, 정비사업 활성화, 민간 분양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을 병행해왔다. 그러나 2023년 이후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건설비 급등이 겹치며 민간 주도의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전국 착공 건수는 2010년대 중반 수준보다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특히 상황이 심각한데, 강남을 포함한 중심지의 재건축 사업은 규제와 주민 간 이해관계로 진척이 더디고, 외곽 지역은 분양가 부담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정부는 2023년 말 발표한 '주택 270만호 공급계획'을 통해 공급 확대 의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하지만 이 계획 중 상당 부분은 정비사업 및 재개발·재건축에 의존하고 있으며, 절차상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민간이 감당해야 할 금융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건설사의 PF(Project Financing) 부실 문제가 심화되며 착공 자체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계획 발표만으로는 실질적인 공급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공급 환경 변화는 수도권 인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구 통계는 명확한 방향을 보여준다. 통계청의 중위 시나리오에 따르면 2040년까지 전국 인구는 감소세에 접어들지만, 수도권은 한동안 순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인 가구와 고령층의 수도권 집중은 계속될 전망이다. 주거 편의성과 의료·교통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수도권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30년 기준 수도권의 65세 이상 인구는 5백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전체 고령 인구의 절반을 넘는다.


문제는 이러한 인구 집중이 공급 지연과 맞물릴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느냐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수도권 내 주거 불균형의 심화다. 이미 서울 도심과 일부 인기 지역의 전세 가격은 2024년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이는 매매 시장에도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나 청년층, 신혼부부 등 실수요 계층은 자가 진입이 더 어려워질 것이며, 이로 인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중소도시로의 '반이동'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건설업계는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해 수도권 중상위 입지에 집중하는 경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시 수도권의 일부 지역에만 공급이 몰리는 '편향된 공급'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지방 대도시나 외곽 지역은 미분양 리스크로 인해 공급이 지속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결과 수도권 외곽의 일부 택지지구는 개발이 중단되거나 장기 지연될 수 있고, 도심과의 주거 격차는 더 확대될 것이다.


특히 주목할 변화는, 물리적 공급 감소가 상급지의 가격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착공 지연, 자금 경색, 인허가 병목 등으로 인해 실제 시장에 공급될 주택 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상급지—서울 중심부, 강남권, 주요 학군지, 교통 요충지 등—는 희소성이 더욱 강화된다. 여기에 정비사업 지연과 주민 반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으로 인해 추가 공급 가능성도 낮아진다. 이처럼 고질적인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 상급지의 가격은 실물 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에 의해 견인되어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2024년 이후 실제 일부 지역의 매매가 회복세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인구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는 세대 구성의 변화다. 2040년 이후 대한민국의 주력 세대는 지금의 40대 이하, 즉 자산을 축적하지 못한 세대가 주축이 된다. 이들은 과거처럼 자가를 필수로 여기기보다는 임대 선호, 도심 접근성, 관리 비용 등을 기준으로 주거 선택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다층적으로 분화되고, 도심 내 중소형 주택, 공유주택, 리모델링 주택 등의 수요가 새롭게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과 같은 대규모 아파트 중심의 공급 모델은 점차 유효성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겹치며 수도권의 인구 추세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서울은 전체 인구 수는 줄어들지만 1인 가구와 고령 인구 비중은 증가한다.


둘째, 경기 남부(예: 성남, 수원, 용인)는 상대적 주거 인프라와 교통망 확충 덕분에 인구 유입이 지속될 것이다.


셋째, 인천 및 경기 북부는 개발 지연과 투자 위축으로 인해 인구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역전될 수 있다.


넷째, 수도권 외곽의 신도시들은 계획대로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유령도시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주택 공급은 절대량보다는 실현 가능성과 적시성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정책이 아무리 대규모 공급을 약속해도 금융 환경, 민간 투자 여건, 지역별 수요와의 정합성이 따라주지 않으면 현실화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은 공급의 시간차가 인구 구성 변화와 맞물려 심각한 주거 불균형을 낳을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를 넘어 세대 간 갈등, 계층 간 자산 격차, 도시 간 생존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공급 여력의 급감과 수요 집중이 겹치는 주요 상급지의 주택 가격은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인 조정 국면이 있더라도 이 지역들에 대한 수요의 구조적 특성과 공급 병목의 지속성은 가격을 지지하거나 오히려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이중화될 것이며, 상급지의 가격은 계속 오르는걸 막을 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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