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 20일, 인류는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뎠다.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착륙하면서, 인류는 지구 밖 다른 천체에 직접 도달한 최초의 존재가 된 것이다. 이 '아폴로 프로그램'은 당시 미국 GDP의 약 2.5%에 해당하는 예산을 투입했고, 4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초대형 국책 사업이었다. 그 결과로, 로켓 공학, 컴퓨터, 통신, 재료과학 등 다양한 기술이 발전했고, 미국의 민간 산업으로 파생된 기술도 상당했다. 그러나 달 탐사는 아폴로 17호(1972년)를 끝으로 중단되었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너무 많이 들고, 뚜렷한 실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시계를 돌려 현재로 와보자. 언젠가는 우리가 지구와 달을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게 된 것은 확실하다. 특히 화성이 '진지하게' 인류의 두 번째 점령지 대상이 된 이유는,
금성은 표면 온도가 약 460도, 대기압은 지구의 90배에 황산 구름으로 덮여있고 목성은 가스 행성이라 착륙 자체가 불가능하다. 반면 화성은 지구와 유사한 '암석형 행성'이며, 낮은 중력과 -60도의 평균 기온, 희박한 대기를 제외하면 기술적 극복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유일한 후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론 머스크는 물론 NASA, 유럽우주국, 중국과 인도까지 화성 탐사에 뛰어들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화성에 간다'는 말은 단순한 우주여행이 아니라, 생존 방식의 혁신, 기술·경제 체계의 전환, 그리고 인류의 자아에 대한 도전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우리는 화성에 갈 수 있을까? 단지 가는 것뿐 아니라, 가서 머무르고 살아갈 수 있을까?
화성에 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는 왕복 가능한 우주선이다.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을 거쳐 화성으로 향하는 단계별 전략을 추진 중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쉽'이라는 거대 로켓을 통해 100명 이상을 태워 화성까지 보낼 수 있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로켓은 이미 수차례 시험 발사를 거쳤고, 점차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 2026년 무인 착륙을 시도하고, 2030년대 초에는 유인 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는 생존 장비다. 화성은 지구보다 중력이 약하고 대기가 희박하며, 산소가 거의 없다. 기온은 영하 60도 이하로 떨어지고, 방사선도 강하다. NASA는 이에 대응해 'Mars Dune Alpha'라는 3D 인쇄 거주지 실험을 진행 중이며, CHAPEA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최대 1년간 고립된 환경에서 인간의 생리적, 심리적 반응을 측정하고 있다. 또한 MOXIE라는 장치를 통해 화성 대기에서 산소 생성에 성공하는 등 핵심 생존 기술을 실험 중이다.
셋째는 통신과 자율 운영 시스템이다. 화성과 지구 사이 통신에는 최대 20분까지 지연이 생긴다. 이를 보완하려면 AI 기반 자율시스템과 현지 판단 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자원 채취, 에너지 생산, 기지 운영 등을 자동화할 로봇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버텨야 한다. 우선 장기간의 무중력 상태는 뼈 밀도 감소, 근육 위축, 면역력 저하를 초래한다. 현재까지의 우주 체류 실험은 대부분 6개월 이내이며, 화성 왕복은 2~3년이 소요된다. 이는 기존 우주인의 경험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정신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몇 년간이나 지속되는 극도의 고립, 단조로운 생활, 지구와의 단절은 심리적 불안정과 우울증, 인간관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CHAPEA 프로그램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기획된 장기 격리 실험으로, NASA는 이를 통해 향후 실제 화성 체류에 필요한 인적 요건과 공동체 운영 방식을 탐색하고 있다.
화성까지 사람을 보내고 다시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수백억 달러에 달한다. 그 자체로는 경제성이 없다. 그렇다면 왜 각국은 이 프로젝트에 매달리는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 산업과 기술의 시험장이기 때문이다. 우주 기술의 발달은 자율주행, 재생에너지, 식량 기술, 생명공학 등 수많은 분야에 응용될 수 있게 한다.
둘째, 지정학적 위상과 관련된다. 우주 탐사는 과학을 넘어서 '선진국 클럽'의 상징이 되었기에 온 힘을 집중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은 남는다. 이렇게 막대한 비용과 고통을 감내해가며 인류가 화성에 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답은 '지속 가능성'에 달려 있다. 단지 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자원을 자급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며,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가 화성에 갈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NASA는 MOXIE 프로젝트로 산소 생성 실험을, 국제우주정거장은 Veggie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 식물 재배를 실현하며 이러한 가능성을 하나하나 시험하고 있다.
현재 화성 탐사의 가장 적극적인 주체는 미국과 스페이스X다. 하지만 러시아, 중국, 인도 등도 자체 기술을 축적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경쟁이 단지 국가 대 국가, 혹은 기업 대 국가의 형태를 넘어 '누가 인류의 미래를 설계할 권리를 가지는가'라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성은 새로운 자원을 둘러싼 경쟁장이자, 동시에 인류의 사회 모델 실험장이 될 수 있다. 누가 먼저 정착하고 제도와 규칙을 세우느냐에 따라 그 공간은 민주주의, 자본주의, 혹은 전혀 다른 형태의 실험장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단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윤리, 법과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화성에 가서 산다는 것은 기술적 도전이자 철학적 도전이다. 우리가 정말로 그곳에 가야만 하는가? 아니면 지구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가? 이는 단순히 기술력이 아니라 가치 판단의 문제다. 하지만 이 질문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오히려 화성 도전은 지구의 문제를 거울처럼 비추게 한 것이다.
화성에서 물을 확보하고, 자원을 순환시키고, 공동체를 운영하는 방식은 지구에서도 적용 가능한 기술과 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그 혹독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면, 지구에서도 충분히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
우리 인류는 결국 화성에 갈 수 있을까? 기술적 조건은 빠르게 충족되어가고 있다. 생존에 필요한 조건들도 차근차근 실험되고 있다. AI 기반의 자동 운영, 3D 프린팅 거주지, 산소 생성, 식량 재배, 태양광 에너지, 그리고 인간의 신체적·심리적 한계 실험까지도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적응력 있는지, 공동체로서 얼마나 협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지를 시험받는 무대이기도 하다. 결국 화성은 단지 도착의 문제가 아니라 거기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왜 살아야 하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이는 과학이 아니라, 인류 자체에 대한 탐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