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나 쇼츠를 넘기다가 한 번쯤은 보셨을 것이다. "AI 툴만으로 클릭 몇 번이면 월 3천만 원!" "하루 10분 투자로 수익 자동화!" 이런 식의 영상은 요즘 넘쳐난다. 배경은 세련된 스튜디오, 화면에는 멋진 대시보드가 뜨고, 말하는 사람은 그다지 여유로워 보이진 않으나, 무척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을 한다. "누구나, 아무나, 시간 조금만 투자하면 AI 덕분에 금방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그러나 잠깐. 이 말, 진짜일까? 만약 사실이라면 왜 우리 모두가 아직 이렇게 힘든 인생을 살고 있을까?
먼저, 이 영상들이 강조하는 'AI 툴'이라는 것부터 짚고 넘어가자. 이들은 보통 ChatGPT, Midjourney, Runway, Pika, Canva AI, Notion AI 등 생산성 도구나 영상 제작, 디자인 자동화에 쓰이는 기술을 가리킨다. 실제로 이런 도구는 콘텐츠 제작 시간과 노동 강도를 크게 줄여준다. 한 사람이 하루 종일 작업할 분량을 1~2시간 만에 끝낼 수 있게 해주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이걸로 '수익'이 보장되느냐는 데 있다. AI 툴은 수단일 뿐이지 수익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Midjourney로 AI 그림을 만든다고 해보자. 그것을 어떻게 팔지, 어디에 올릴지, 누가 살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건 콘텐츠의 시장성, 플랫폼의 알고리즘 이해, 마케팅 역량, 트렌드 분석 능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많은 영상은 수익 인증으로 대시보드를 보여주지만, 그 수익이 실제 판매로부터 나온 것인지, 광고 수입인지, 아니면 단순 클릭 유도용 이미지인지는 알 수 없다. 수익 인증 이미지는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고, 예전 판매 내역을 재활용하거나, 심지어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도용하는 경우도 있다.
더 중요한 건, 이 영상들의 수익 모델 자체가 대개 '영상 그 자체'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AI로 돈 번다"는 내용을 보여주는 영상이 바로 본인들의 수익원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영상을 보고 궁금해하며 클릭하고, 광고가 재생되고, 유료 강의나 템플릿이 팔린다. 실제로 AI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AI로 돈 버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콘텐츠를 팔아 돈을 버는 셈이다. 이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리고 진짜 AI 기반 수익 모델은 매우 경쟁적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 KDP 전자책 출판, 유튜브 자동 콘텐츠 채널, 티셔츠 프린트 주문제작 등은 모두 초기에는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지금은 수만 명이 진입한 시장이다. 단가가 낮아지고,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결국 수익을 내려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AI로 시작할 수는 있지만, 지속가능성을 보장하진 않는다.
또 하나 간과되는 사실이 있다. AI 툴을 쓴다고 해서 작업이 무조건 쉬워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효율적인 프롬프트 설계, 데이터 정리, 퀄리티 검수, 플랫폼 업로드, 고객 응대 등 사람이 직접 해야 할 일이 많다. 클릭 몇 번이면 되는 게 아니다. 쉽게 돈을 벌려면 남들도 똑같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경쟁은 무한대가 된다.
결국 '누구나 클릭 몇 번으로 몇 천만 원'이라는 말은 과장이다. 정확히는 아주 일부의 사례를 일반화한 것이다. 혹은 그런 환상을 팔기 위한 마케팅 수사다. 당장 큰돈을 벌 수는 없어도, 차근차근 스킬을 익히고, AI를 활용해 시간과 효율을 줄이면서 조금씩 확장해 가는 것이 진짜 현실적인 방법이다.
AI 툴은 매우 유용한 기술이고, 많은 산업과 개인의 작업 방식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I를 도구로서 제대로 이해하고, 나의 역량을 더해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빠른 돈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역량이다. 환상을 따라다닐 것인가, 가능성을 구축할 것인가는 우리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