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고밀도 도시입니다. 그런데도 ‘정원 속의 도시(City in a Garden)’라는 별칭을 얻었죠. 인구 밀도가 높고 토지가 귀한 나라에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나무를 심고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단순한 미관 개선이 아니라, 경제·사회·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국가 전략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싱가포르가 어떻게 녹지를 도시 핵심 자산으로 만들었는지, 그 배경과 효과를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1960년대 독립 직후, 싱가포르는 심각한 빈곤, 높은 실업률, 열악한 위생 환경에 직면했습니다. 리콴유 총리는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도시 환경을 국가 재건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1963년 ‘트리 플랜팅 데이(Tree Planting Day)’: 정부 고위 인사들이 직접 나무를 심으며 모범을 보였고, 이는 단순한 행사에서 범국민 참여 캠페인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나무 심기는 도시 미관뿐 아니라, ‘청결하고 안전한 투자처’라는 이미지를 국제 사회에 심는 전략적 수단이었습니다.
싱가포르는 1970년대 이후 ‘도시 계획’과 ‘환경 관리’를 통합했습니다.
법적 의무화: 모든 신축 건물·개발 사업에 일정 비율 이상의 녹지 확보를 규정.
스카이 가든·그린 월 제도: 옥상·벽면에도 녹지를 조성하도록 의무화해, 한정된 지면 공간을 넘어 수직적 녹지 확장을 실현.
허가 조건으로 녹지 계획을 필수 포함시켜, 개발 단계부터 친환경 설계를 강제.
싱가포르는 환경 관리가 곧 경제 경쟁력임을 일찍 깨달았습니다.
외국인 투자 유치: 쾌적한 생활환경은 다국적 기업과 고급 인재를 끌어들이는 요인.
관광 자산화: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같은 대규모 녹지 프로젝트는 세계적 관광 명소가 되었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였습니다.
부가가치 창출: 조경·원예·환경 기술 산업의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 및 내수 경제에도 긍정적 파급효과.
녹지는 도시민의 정신·신체 건강을 지키는 핵심 요소입니다.
정신적 혜택: 공원·가로수는 스트레스 완화, 휴식 제공,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 기능.
기후 완충: 열대 기후 특성상 잦은 폭우·폭염에 대응, 그늘 제공·열섬 완화·빗물 유출 조절.
생태적 가치: 도시 생물다양성 증진, 미세먼지·대기오염 저감.
1990년대 이후, 싱가포르는 ‘정원 속의 도시’에서 ‘자연 속의 도시(City in Nature)’로 진화했습니다.
생태계 통합 설계: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태 네트워크로 연결.
주민-자연 밀착: 거주지 인근에 녹지·하천·생태 회랑을 배치, 일상 속 자연 경험 보장.
기후변화 대응 전략: 장기적 도시 회복력(Resilience) 강화.
싱가포르의 나무는 우연이 아니라 장기적 국가 비전, 강력한 제도, 경제·환경을 아우르는 전략의 결실입니다. 나무는 장식물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이자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자산이라고 생각한거죠.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 밀도 속에서도 싱가포르는 ‘회색 도시’를 ‘녹색 도시’로 전환했고, 이는 전 세계 도시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성공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