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내리느냐’가 중요한 이유
미국의 기준금리는 세계 자금의 기준선이다. 달러는 기축통화다. 연준(Fed)의 결정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금융비용, 환율, 자산가격을 흔든다. 그래서 질문은 단순하다. 미국은 언제 금리를 내릴까. 답은 단순하지 않다. 물가, 고용, 성장, 금융여건, 정책 기대가 한꺼번에 얽혀있기 때문이다. 오늘 시점의 데이터와 앞으로 몇 달의 가능성을 차분히 정리해 보자.
정책금리: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 4.25%~4.50%. 2024년 12월 0.25%p 인하 이후 올해 1~7월 회의에서 동결. 2025년 7월 30일 회의에서도 동결했다.
의미 있는 변화: 7월 회의에서 **두 명의 이사(보우먼, 월러)**가 소수의견으로 25bp 인하를 주장했다. 연준 내부 기류가 점진적으로 완화 쪽으로 기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헤드라인 CPI(6월, 전년동월비) 약 2.7%. 에너지 하락의 기여가 컸다.
근원 CPI(식료·에너지 제외) 약 2.9%. 임대료 둔화가 이어지나 서비스 물가의 점착성은 남아 있다.
근원 PCE(연준 핵심 지표, 6월) 2.8%. 목표 2%까지는 간격이 있다.
단기 흐름: 7~8월 물가는 관세와 임대료 재고정 효과가 섞인다. 단기 상방·하방 요인이 공존한다.
실업률(7월) 4.2%. 범위 4.0~4.2%에 1년 넘게 머물렀다.
비농업 고용(7월) +7.3만 명. 예상 하회. 5~6월 수치도 하향 수정되며 둔화 신호가 짙어졌다.
임금상승률은 둔화하나 여전히 역사적 평균보다 높다. 서비스 수요가 버팀목이다.
실질 GDP(2분기 속보) 연율 +3.0%. 소비가 선방했다. 재고와 순수출은 출렁였다.
가계: 고금리·고물가에도 소비는 유지. 다만 카드 연체, 저축률 하락은 경고등이다.
기업: 설비투자는 양호하나, 금리 민감 업종과 중소기업 체감은 약하다.
파생상품 가격은 9월 인하 가능성 우세로 본다. 이어 10월,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반영되고 있다.
대형 IB 전망은 갈린다. 일부는 9월부터 연속 인하, 다른 일부는 연내 동결 후 2026년 대폭 인하를 본다.
조건: 근원 PCE가 2%대 중후반에 머물고, 고용이 완만 둔화. 금융불안은 없음.
경로: 9월 25bp 인하. 10월 또는 12월에 추가 1~2회. 연말 목표범위 3.75~4.00% 내외.
논리: 물가가 목표에 ‘가깝고’ 고용이 식는 국면. 선제적 완화로 연착륙 확률을 높인다.
조건: 관세·에너지 영향으로 근원 물가가 3% 근처로 재고착. 임금·서비스 가격이 끈적함 유지.
경로: 9월 동결. 10월 또는 12월 단발 인하. 연내 1~2회에 그침.
논리: 물가의 2차 상승을 경계. 신중한 쿠션 운영.
조건: **실업률 4.44.5%**로 빠르게 상승, 신규고용 05만명대, 금융여건 급격 경색.
경로: 9월 50bp. 10월 추가 25bp 가능.
논리: 실물 둔화 신호 임계치에 근접. ‘뒤처지지 않기’ 위한 속도 조절.
세 시나리오 가운데 현재 데이터는 기준선과 빠른 완화 사이에 가깝다. 물가가 2%대 중후반, 고용이 식는 흐름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세·임대료·의료서비스 가격이 변수다.
근원 PCE: 3개월 연율이 2.5% 이하로 안착. 전년동월비 **2.6%→2.4%**로 하향.
실업률(UR): 4.3~4.5% 상향 시 고용 냉각 신호로 해석.
임금상승률(AHE): 3%대 중반으로 둔화. 서비스 인플레 압력 완화.
수요 지표: 소매판매·서비스지출 완만. ISM 서비스 가격지수 52 이하.
신용여건: SLOOS에서 기업·가계 대출기준 완화 정체 또는 재긴축 확인 시 경기 위험 상승.
이 5가지가 동시에 충족되면 연준은 속도 조절을 정당화하기 쉽다.
9월 16~17일: 8월 CPI·PPI, 7~8월 PCE, 8월 고용까지 반영. 첫 인하 시점 후보 1.
10월 28~29일: 3분기 GDP 속보 직후. 연속 인하 여부 판단 창구.
12월 9~10일: 연말 밸런싱. SEP(점도표)로 2026년까지 경로 재확인.
회의 전후로 특히 볼 것.
매월 CPI ①근원 주거비 ②서비스(주거 제외) ③자동차 보험.
PCE 가격지수. 의료·주거 가중치 차이를 감안해 해석.
고용: 비농업·실업률·참가율·평균임금.
주간 실업급여 청구: 전환점의 빠른 힌트.
달러·원화: 9월 인하가 현실화되면 달러 강세는 완만히 진정될 수 있다. 원화는 수출·외국인 수급과 함께 반등 여지. 다만 관세 변수와 유가 상승은 상쇄 요인.
채권시장: 미 국채 장기물 금리는 인하 기대와 재정 이슈 사이에서 줄다리기. 한국 금리도 뒤따라 낮아질 가능성. 스프레드 축소 구간에서 외국인 비중이 늘 수 있다.
주식시장: 성장주·중소형주·이자 민감 소비재에 우호적. 다만 경기 둔화가 심해지면 방어주와 배당주 상대강도 부각.
물가가 2%대로 내려앉고, 고용이 식는 신호가 겹칠 때, 연준이 움직여 왔다. 지금의 데이터는 그 조건에 점진히 근접하는 중으로 보인다. 9월이 첫 단추가 될 공산이 크지만 관세·에너지·주거비 같은 고착 요인이 남아있다. 매달 반복되는 물가와 고용의 작은 변화가 모여 어느 날 결정이 되데, 시장이 ‘언제’에 집착하는 이유이다.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