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story] 할리우드 스타들은 어떤 가치를 지닐까

반짝이는 얼굴들 너머에 있는 것들

by 매드본

헐리우드 스타의 얼굴은 어디에서나 보인다. 스크린, 광고판, SNS 피드, 유튜브 인터뷰, 심지어 우리가 입는 옷과 마시는 커피에도 그들의 이름이 녹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남기는 문화적 흔적은 그들의 직업적 성취나 유명세를 넘는다. 헐리우드 스타들은 현대 사회가 욕망을 어떻게 형성하고, 어떤 삶을 모방하며, 누구를 따라 정체성을 구성하는지 보여주는 문화적 시금석이다. 이 글은 헐리우드 스타들이 단지 연예인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문화적 상징으로 작동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탐구하고자 한다.


스타는 곧 기호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단지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가 아니라, 생태주의적 라이프스타일의 전도사로 소비된다. 그는 수상 연설에서 기후 위기를 강조하고, 개인 전용기를 비판받으면서도 전기차를 타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디카프리오를 따르는 젊은 세대는 그가 보여주는 삶의 조각들을 자신들의 윤리적 소비와 행동 기준으로 삼는다. 다시 말해, 그는 하나의 생활 태도, 도덕적 선택, 시대정신으로 기능한다.


한편, 킴 카다시안은 전통적인 스타의 범주를 뒤흔들었다. 그는 연기자도 가수도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하며 새로운 문화적 좌표를 열었다. 그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SKKN by Kim'은 단지 화장품이 아니라, '킴처럼 되는 것'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한다. 킴의 SNS에 올라오는 딸 노스와의 일상, 고급 요트에서의 점심 식사, 특정 운동복 브랜드 착용샷은 매번 수백만 명의 반응을 이끌며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상상을 안긴다.


또 다른 예로, 젠다야를 살펴보자. 그는 디즈니 채널 스타에서 시작해 HBO 드라마 Euphoria의 루로 변신하며 청소년기의 불안과 자기 파괴를 표현해내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젠다야는 동시에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와 불가리의 뮤즈로 활동하며, 극단적인 감정의 표출과 절제된 세련됨을 동시에 구현한다. 그는 Z세대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이를 꾸미고 구성해내는 방식의 아이콘으로 작동하며, 복잡하고 모순된 정서들을 표현할 언어가 되어준다.


이처럼 헐리우드 스타는 단지 영화 속 배역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잡지 화보, 파파라치 사진, 트위터 해시태그, 구글 검색 기록, 뷰티 유튜버의 추천 영상 등에서 계속해서 재탄생한다. 이 과정은 단지 시청을 넘어서, 참여와 따라하기로 확장된다. 누군가는 해리 스타일스가 입은 진주 목걸이를 모방하고, 누군가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디저트 레시피를 따라 만든다. 이처럼 스타는 생활의 레퍼런스이자, 존재 양식의 참조점이다.


헐리우드 스타는 또한 문화적 가치의 수출입 통로이기도 하다. 최근 '정치적 올바름'의 흐름 속에서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흑인, 아시아계, 성소수자 주인공으로 다양화되었을 때, 그 캐스팅은 시장 논리를 넘어 세계 문화의 기준점을 재조정하는 장치가 되었다. 예를 들어 시무 리우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통해 아시아계 남성이 주체적으로 서사 중심에 설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 과정에서 그는 단지 배우가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인종차별을 비판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캐릭터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적극 해석했다.


헐리우드 스타는 이름과 얼굴을 가진 개인이면서도 대중의 시선이 만들어낸 서사라고 본다. 그들의 일상은 회사에 의해 철저히 기획되고 관리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시대가 원하는 이상, 두려움, 모순을 읽을 수 있다. 이들이 입는 옷, 말하는 방식, 정치적 입장, 가족 구성, 소비하는 제품, 심지어 키우는 반려동물까지도 문화적 상징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타를 보며 웃고 울고 때로는 비난하고 찬양을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사회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점검한다. 어떤 삶이 가치 있는가, 어떤 몸이 아름다운가, 무엇이 '정상'인가 하는 질문들이 스타의 몸을 경유해 흐른다. 그래서 헐리우드 스타는 일상의 신화다. 그들은 환상을 만들고 소비하게 하며, 그 환상이 현실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묻도록 이끈다. 이 문화적 순환 속에서 우리는 단지 관객이나 소비자가 아니라, 스타라는 '현상'을 통해 자신이 속한 사회를 읽고 판단하는 해석자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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