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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야, 논문 '써 줘'

by 한칸지식

안녕하세요, 에디터 우꾸입니다.


여러분은 ‘심심이’를 기억하시나요?


사용자가 채팅을 통해 말을 걸면, 이에 대해 답변을 주는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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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0년도 더 된(2002년 개발) 서비스이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문장으로만,


그것도 몇 번 대화를 주고 받다보면 이상한 맥락으로 빠져버리던 탓에


말 그대로 ‘심심풀이로나 갖고 놀 수 있는’ 서비스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을 심심이와 함께 자라온(?) 세대였기에


Chat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 ChatGPT에 대한 제 생각도


‘뭐야, 그냥 거창한 심심이 아니야?’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컴퓨터 과학이나 인공지능 분야에서야 획기적인 기술이었겠지만,


(정작 제대로 써보지도 않고) 막상 내가 쓰기에는 아직 모자란 그런 과도기적 기술로 취급했었죠.


image.png?table=block&id=d3e38711-a24c-4cd1-95e4-6bca813a902d&spaceId=47e69437-199f-4916-8b8b-bf6349989ad1&expirationTimestamp=1736546400000&signature=Y9IC3QoFZUvxOPSStKzEWR7XeRyn07Q_izN9xtWhBOw&downloadName=image.png 아무 문장이나 줘 보세요. 수능 영어 지문처럼 만들어 버릴 수 있으니.


그런 ChatGPT에 대한 제 인식이 본격적으로 바뀌게 된 첫 계기는 바로 ‘번역’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전세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영어로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 과학자입니다.


지금까지 20년 넘게 영어공부를 해왔다고 자신하며 영어로 논문을 적어보았지만,


제 머릿속에서 짜낸 글들은 하나 같이 수능에나 나올 법한 길고 복잡한 문장들이었습니다.


명확한 가설과 이를 뒷받침할 실험 결과들을 명료한 언어로 전달해야하는 논문에는 꽝인 문체였죠.


제 지도 교수님은 이런 남루한 영작 실력으로 고통받는 저를 보시고는,


ChatGPT를 활용하여 논문을 써보는 것을 제안하셨죠.




‘잘해봐야 구글 번역기 수준이나 되려나?’ 하는 의심을 품고


쓰고자 하는 내용을 우리말로 쭉 적은 뒤 “영어로 번역해줘” 라고 명령한 결과,


논문으로 쓰기에도 제법 괜찮은 영어 문장들이 나왔습니다.


(한칸지식을 꾸준히 보셨다면 눈치채셨겠지만)


특히나 저는 문장의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글을 쓰는 타입인데,


ChatGPT는 이렇게 긴 호흡의 글을 논문에 적합하게 잘 토막쳐 주는 것이 맘에 쏙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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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ChatGPT의 똘똘한 일처리에 깊이 감명받은 저는,


연구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ChatGPT를 사용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바로 ‘브레인스토밍’에 사용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당시 저는 ‘생체 신호를 활용하여 올바른 명상을 돕는 나노 소자 연구’를 계획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했기에, ChatGPT에게 아이디어 조언을 받아보기로 결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효율적인 브레인스토밍을 위해 ChatGPT를 길들이는 꿀팁들(?)도 배워서 활용해보았죠.


그 중 몇 개만 소개하자면,


1. ChatGPT에게 충분한 배경 설명을 해줄 것


2. 시키고자하는 업무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지시사항 및 예시를 제시해 줄 것


3. ChatGPT가 내놓은 결과에 대해 스스로 평가시키고 이를 반영하여 피드백 시킬 것


등이 있었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제가 실제로 사용한 ChatGPT 스크립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atbbi.notion.site/022-1_ChatGPT-18c67e0599c84fe9878da7d0510d088c?pvs=4


이렇게 ChatGPT를 잘 구워삶고보니, 제 생각보다 훨씬 똘똘한 녀석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연구 설계부터 논문 작성까지 ChatGPT가 다 해주니 이제 저는 실험 준비만 하면 되겠죠.


그런데 실험 준비를 위해 ChatGPT가 알려준 논문들을 찾는 과정에서, 뒤통수를 크게 맞았습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도 능력이야"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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