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부
파랑새의 기적
글을 쓴다는 것, 한때 나에게는 푸른빛이 가득한 숲속을
걸어가는 길이었다. 유명한 작가가 되겠다거나, 글을 통해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겠다는 등의 거창한 꿈보다,
그저 내가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는다는 것이 희열을 느끼게 해주었다.
숲속 길을 한발작씩 걸어갈 때마다, 새로운 길이 열렸고 파랑새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듯 했다.
하지만, 나에게 새로운 세상으로만 다가왔던 그 곳에
먹구름이 끼었다.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관심조차 주지 않았고,
서서히 빛을 잃어갔다. 내가 생각했던 글의 의미는
퇴색되었고, 초조함과 허영심으로 변질되었다.
숲의 가장자리에 다다랐을 때, 나는 내가 숲의 길을
잃은 것이 아닌지 두려웠다. 발자국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더 이상 파랑새의 노래는 들리지 않았다.
나는 글 쓰는 것을 중단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나는 실패한 건가, 글을 쓴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걸까? 글을 왜 쓰려고 하는 걸까? 머릿속은 온통 혼란과 두려움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 좌절의 기록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내 글을 사랑했던 순수한 마음, 그것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었다.
이제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지 않는다.
다만 내 안의 파랑새가 노래하도록 귀 기울일 뿐이다.
파랑새는 날아갔지만, 나는 그 노래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나는 그 노래를 듣는 작가이자, 그 노래를 부르는 파랑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