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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많다 Apr 24. 2021

영화 서복 리뷰: 왜 손발이 없어졌죠?

영화 서복 리뷰

안녕하세요 정말 많다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영화는 공유 박보검 주연의 '서복'입니다. 건축학개론의 감독이었던 이용주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고 복제인간을 다루는 꽤나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에 기대감을 안고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

영화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전직 특수요원이었지만 세상과 단절되어 과거의 트라우마와 뇌졸중 병을 가지고 힘겹게 살아가는 주인공 기현은 어느 날 정보국으로부터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 '서복'을 지키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예기치 못한 위험에 빠지게 되고 기현은 서복을 서복은 기현을 서로서로 지켜주며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입니다.

#색감 좋은데?

영화를 보는 첫 느낌은 '분위기 장난 아니다'였습니다. 무슨 무인기 나오고 컴퓨터에 주사기에 SF영화의 느낌을 피웁니다. 거기다가 색감과 연출도 아름다워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영화는 주로 새벽에서 동이 틀 때까지의 장면들을 보여주는데 이때 비치는 주인공의 모습과 파란 계열의 색감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노력을 쏟아부은 듯한 CG와 연출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뭐... 영화니까

영화의 주제는 '서복'이라는 복제인간을 중심으로 벌여지는 이야기인데요.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제가 아닌 이 주제를 다루는 영화의 태도가 주 문제였습니다.

복제인간을 다루는 영화는 할리우드나 많은 영화 제작사에서 시도해온 하나의 SF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제인간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배경 설정 및 인간들의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복제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자신의 정체성입니다. 영화는 두 가지를 모두 잡으려고 한 시도들이 보이지만 저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우선 배경의 연도와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설명해주지 않고 '영화니까 이해해'라는 불친절한 설정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개연성을 조금이라도 매우려 초능력이란 장치를 병기랍시고 넣었지만 초능력 영화가 판치는 현재에는 그저 밑반찬에 불과하죠.


그 외에 서복이 약을 투약하지 못함에 따라 크게 변화하는 것 같지도 않고 긴장감도 단 하나도 없습니다.


주인공 기현의 캐릭터상도 제대로 잡아주지 않아서 그저 떡밥만 잔뜩 뿌린 채 설명이 없어서 관객들은 주인공 기현의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를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서복 대사 멈춰!!!

다른 하나인 복제인간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 영화는 저급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바로 노골적인 서복의 대사들

"죽음은 뭔가요?""죽으면 그 뒤는 어떻게 되는 거죠?"와 같은 영생과 환생에 대해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집니다. 물론 복제인간 영화에서 있어도 되는 또는 있어야 하는 대사들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것이 너무나도 반복적이고 주입시키려 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거부감이 생기고 후엔 오글거린다 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는 것이죠.

제 최애 인생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속 복제 인간(레플리컨트)들은 '서복'과 마찬가지로 노예 같은 삶을 삽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똑같은 외면의 인간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 인간이 되길 원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끊임없이 탐구하죠.

마지막에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복제인간을 더 인간적으로 묘사하면서 그들이 인간이 되길 원했기 때문에 방황했고 눈물을 흘리고 죽기까지의 과정들이 모두 납득되고 이런 영화는 인간보다 복제인간에게 더 몰입하도록 만듭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인간과 복제인간의 일반적인 모습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들 머릿속으로 인지하고 이해하는 반면에 서복은 복제인간의 입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질문 형식의 대사들로 블레이드 러너는 따라 하고 싶었지만 결국 주입식 대사들로만 가득 차 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서복이란 캐릭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고 액션에서 긴장감도 형성이 되지 못합니다.


장점보단 단점들이 눈에 띄는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지만 이만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초반에 영화 속 가랑비 내리는 듯한 무거운 분위기와 미장센의 조화는 아름다웠지만 복제인간 장르영화의 깊이 있는 분석을 했다면 더 좋았을 영화 '서복'의 평점은 2.6점입니다.

제 최애 인생영화 '블레이드 러너' 마지막 장면 대사로 마치겠습니다.

로이:나는 당신네 인간은 믿지 못할 것들을 보아왔어.
오리온 좌 너머에서 불에 타던 전함. 탠 하우저 게이트 근처에서 어둠 속에 반짝이는 C-빔도 보았지.

그 모든 순간들이 시간 속에서 사라져 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이제 죽을 시간이야!

블레이드 러너 비를 맞으며 내뱉는 로이 뱃티의 마지막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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