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더 길티: 진실과 산불의 의미
넷플릭스 신작 '더 길티' 영화 리뷰
넷플릭스 영화를 찾아보다 흥미로운 영화 하나를 발견하였다. 더 길티라는 제목의 스릴러 영화였는데 빠른 템포에 음성을 이용한 고도의 긴장감의 흥미진진한 예고편에 이끌려 보게 되었다.
더 길티
개봉 날짜: 2021
장르: 스릴러, 범죄
국가: 미국
감독: 안톤 후쿠아
출연: 제이크 질렌할
줄거리
어느 날, 119 구급전화교환원에게 수상한 전화가 걸려온다. 아이에게 전화를 거는 엄마의 떨리는 음성은 장난전화인 줄 알았지만 그의 촉을 피할 수 없었다. 납치되었다는 그녀의 말로 인한 전화 추적 스릴러가 펼쳐진다.
#허리를 꺾는 스토리
더 길티라는 영화는 덴마크에서 제작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을 모티브로 약간의 변형을 주었다기엔 조금 무리가 있을 정도이지만 원래의 수작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흥미를 놓치지 않는다.
영화의 스토리는 사실 처음에 내가 보았을 때에는 너무 빤히 보이는 결말이 아닐까 라는 의문점을 갖고 영화를 재생하였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내 편협한 시각과 관점에 한 방을 날리듯 꺾어버리는 반전과 스토리는 내게 흥미를 가중시켜주었고, 수많은 스릴러 영화들의 시나리오들 중에서 꽤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스토리였다. 반전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하지 않도록 하겠다.
제이크 질렌할의 표정연기와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떨리는 여성의 음성을 통해 우리는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공포 소설을 만들어낸다. 그 상상에 휘감겨 우리는 두려움 즉 서스펜스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 여성이 전화가 오고 납치가 된 범죄현장에서 납치범을 속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그녀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 1차적으로 외줄 타기를 보는 듯한 긴장감 속에 놓여있다.
원작은 물론 상황을 보여주진 않지만 리메이크작인 이 작품은 조금씩 장면을 보여주지만 상상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보여주고 질렌할의 대사와 표정으로 서스펜스를 생성해낸다.
이후 2차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며 새로운 반전이 밝혀지고 이러한 반전은 우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 줄뿐더러 영화 전개 속에서 방점을 찍어버린다. 이 포인트를 통해 모든 것이 거꾸로 되어버린 세상에서 다시 한번 서스펜스를 느낀다.
영화 속 그녀의 떨리는 음성은 위협을 주는 듯하고, 과거 그녀의 행동들과 모든 전모를 밝히는 대사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덕분에 긴장감에 새로운 서스펜스를 더하니 평작이 될 뻔한 영화는 수작이 되었다.
# 하자가 존재하는 인물들
영화 속 모든 인물은 놀랍게도 모두 범죄자이거나 사회적 약자이다. 그들만의 세상과 그들만의 아픈 삶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산불화재로 탁해져 버린 공기 속에서 숨을 제대로 못 쉬듯 그들도 숨을 쉬지 못하다 그러한 비극이 벌어져 버렸다.
영화 주인공 911 전화교환원 역시 약간의 하자를 넣어 만든 설정으로 조와 영화 간의 상관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조는 초반 숨 쉬는 것조차 매우 힘들어하며 구급전화를 받는다. 타성에 젖은 그는 그저 무기력하고 타인에게는 차가운 모난 돌처럼 대한다.
#진실이 오직 그들을 자유롭게 하리다
그의 이야기를 모르는 관객들은 전혀 예측되지 않는 그의 과거에 궁금해하며 영화를 감상하다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 그의 과거를 이용해 전화기 속 인물들을 구해내는 그의 마무리는 그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던 건지, 왜 영화의 제목이 더 길티였던 것이었는지를 알게 해 주었다. 그런 그의 등을 토닥여주고 싶지만 문을 향해 걸어 나가며 자신이 숨겨왔던 모든 진실을 털어놓는다.
전화기 속 너머의 인물들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진실을 밝힌 그에겐 더 이상의 천식 기와 불면증은 사라졌다. 진실이 오직 그를 자유롭게 하였으니 말이다. (놀랍게도 이 말은 영화의 초반에 요한복음의 말을 인용해 나온다.) 영화의 주제의식과 주인공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준다.
산불로 인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세상에서 진실을 감추려고만 한 이들의 이야기는 털어놓은 진실로 인해 평화로운 세상으로 변했다.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에서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넷플릭스에서 이러한 스릴러형 수작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반갑게 생각한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음성만을 이용한 스릴러인 줄 알았지만 진실을 이용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넷플릭스의 리메이크 신작 '더 길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