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으면 써봐야지-2
대부분의 평범한 우리는, 어디서 들었던 생각과 이야기를 내 것이라고 착각한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 "맞아", "내 생각도 그래"
온갅 말들로 상대를 판단하고, 나를 정립한다.
뒤늦게서야 진짜 내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그 후폭풍은 꽤나 거세다.
갑자기 길에서 눈치를 보기도, 방안에서 울기도, 전혀 상관없는 것들에 화를 내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가면을 만들고 꾸며낸다.
이 책을 읽고, 두텁게 쌓였던 가면들을 하나하나 내려 놓기 시작 했다.
변화는 꽤나 빨리 체감되었다. 살아가려면 붙들고 있어야만 하는 줄 알았던 것들을 하나하나 버려냈다.
삶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익숙한 것들은 다른 형태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어색했고, 무서웠다. 도망이 제일 쉬운 선택이었다.
오랜 반복이 이어졌지만, 서서히 길었던 최면에서 깨어나듯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진짜' 숨을 쉬기 시작했다.
내가 붙들고 있었던 '삶'은 어느 누군가의 삶이었고, 진짜 나는 죽어있었다는 걸 느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주인공 그레고리우스의 행동이, 삶의 태도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서 다시 한 번 책을 읽고 숨을 크게 쉬었다.
숨을 제대로 쉬면서 살아갈 수 있는게 제대로된 자유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