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으면 써봐야지-7
여름에는 책 때문에 조금 무거워지는 가방이, 떨어지는 체력과 흘리는 땀의 원인이 될까 싶어 전자책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지난 두 달, 깨작 깨작 읽던 책들을 집에서만 읽기로 결심하고 전자책 서비스를 구독했습니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들이 아쉬운 이유는 모든 책이 있지 않다는 것에 있지만, 이 참에 서점에서 못 보던 책들을 찾아보기로 결심하고 처음 받아본 책이 <시시한 소설집> 이었습니다. 작가에 대한 정보나 소설 리뷰 등 현저히 정보가 적은 책이 꽤나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기에 궁금했습니다.
8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은 처음부터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는데 꽤나 적극적입니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외로움'속에서 거친 마음과 생각들을 뿜어내는 듯 합니다.
이제 '외로움'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자주 느꼈던 그 감정의 근간이 외로움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서 얘기를 꺼낸 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느꼈던 감정들을 표현하는 법도, 정리하는 법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은 사람들의 눈초리와 화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혼자 애쓰고 깎아내서 감정이 잔뜩 섞인 돌이 만들어졌습니다.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스스로 부술 수도 없는.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그 돌은 조금씩 깎여나가는 듯 합니다. 열심히 깎아내다보니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 부셔낸다면, 말랑말랑한 걸로 만들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유연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이 책은 이런 시작점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잔뜩 묶여있습니다. 단편 속의 인물들은 '이름'만 다를 뿐 모두 같은 사람들 같았습니다. 작가의 거칠지만 꾹꾹 눌러쓴 듯 한 문장들에서 그 호흡을 같이하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책을 넘길수록 더 솔직해졌고, 문장들은 차분함과 여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도망과 회피성이 짙은 인물들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이게 시작일 겁니다.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을 읽었습니다.
몇 년 동안 꾸준히 좋은 작품이 나오는 한국 소설들과 비교하기에는 아쉬운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글을 쓴 사람의 마음과 감정이 온전히 느껴지는 이야기는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처럼, 꼭꼭 숨겨놓았지만 그 안은 너무나도 커져 버린 작가의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