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으면 써봐야지-6
두고 온 여름을 겪은 두 사람에게 : 앞으로의 삶은 그저 두고 가기를
혼모노로 주목 받기 시작하는 성해나 작가의 첫 장편소설을 읽었습니다.
몇 해의 여름을 같이 겪게 되는 이야기 속 기하와 재하는, 소설의 제목과 똑같이 행동합니다. 시간이 지나서야 두고 온 게 아니라는 걸 깨닫습니다. 그 때의 마음을 최대한 포장하려해도 해결할 수 없었고 둘은 도망친 삶을 사진이라는 매개체로 다시 마주합니다.
사진처럼, 그냥 기억하고, 남겨두고 지나갔으면 괜찮았을까
몇 해의 여름을 남겨두고 도망쳤던 기하와 재하처럼 우리는 늘 좋은 일만 가져가려고 애를 씁니다. 나쁜 일은 두고 가라고 하지만, 실은 남겨두고 도망치기 바쁩니다. 심지어 가만히 있으라는 기도까지. 더 이상 방해받지 않도록. 그 나쁜 일이 이어질수록 핑계를 찾기 시작하며, 그 화살은 그 때 있었던 사람들에게로 향합니다.
나이가 어렸다면, 뭘 어떻게 해야할지 참 쉽지 않았을겁니다.
작가는, 사진처럼 그 때의 장면을 되돌아보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두 번째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풍경들을 유심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냅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예전의 나와 멀어지는 시간이 비례할수록 왜곡된 포장지를 하나 씩 벗겨냅니다. 물론 포장지가 모두 아릅답기만 하지도 않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내가 아닌 모든이들에게 씌여진 포장지가 있다면 벗겨내고 용서하고 마주해보기를.
두고 온 게 있다면, 다시 찾아가 제대로 자리를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그 방법 또한 우리 스스로가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름처럼 뜨겁기만 했던 과거를 차분히 돌아보게 되는 책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