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 절대 없어

고이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는 물 되기

by 전세화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사랑 같은 소리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내버려 둬

어차피 난 혼자였지

아무도 없어 다 의미 없어

사탕 발린 위로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삐딱하게

by. G-Dragon




그들의 영원한 팬이 될 줄 알았던 아이돌도 좋아하게 될지 몰랐던 음식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했다.

명확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변하고 그 세상에 살고 있는 나도 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매 순간 모든 것에 진심이었다.

그 시절 내가 좋아하던 것에도 내가 싫어하던 것에도 모든 진심을 다했다. 그랬기에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후회는 없다. 돌아보면 모든 순간 나는 그 시절 나에게 충실했다.


오고 가는 게 인생이라지만 영원히 나의 곁에 머물러주었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거는 나의 기대는 크고 그런 기대는 때때로 나를 실망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나는 기대를 쉽게 지울 수 없다. 그들을 향한 나의 기대는 나의 자부심이고 나의 사랑이다.

오랫동안 나의 곁에 머물러주는 이들은 예전과 변함없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변해있었다. 나 또한 변해있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그때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변함없어야 영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변해야만 영원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었다.


중학교 시절 친구들은 그 시절 그대로 나의 곁에 영원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여전히 중학교 시절에 머물러있었다. 지금도 그들은 그 시절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변한 만큼 그들도 변해있었다.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그렇게 각자가 머무는 세상이 달라지는 동안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 맞게 변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부산에서 한국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나에게 그 시절 속 그들은 내가 가장 많이 그리워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그들을 내가 그리워하는 그 순간 속에 가둬두었다. 나의 이런 잘못된 기대는 그들에게 터무니없는 짐을 짊어주었고 이는 자연스레 실망이 되었다.

언제부턴가 너무도 조용한 단체 카톡방은 바쁘다는 이유로 방치해 두었다. 지금 내게 닥친 현실이 바쁘니 그들이 어떤 세상 속에서 사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이 외로운 타국에서 친구라는 큰 빈자리가 너무도 시려 그제야 그들에게 연락했다. 그들은 당연히 나의 연락에 응답해 줄 것이고 그러면 나의 이 커다란 구멍이 조금은 매워질 줄 알았다.

그렇게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그들은 더 이상 중학생이 아니었다. 당황스러웠다. 그들은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다. 내가 기억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 나는 어차피 혼자였다. 잠시 잊고 있었다. 내 곁에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없기에 외로움을 느끼는 줄 알았다. 하지만 모두가 있는 한국에 있을 때도 나는 가끔 외로움을 느끼곤 했다. 모두들과 너무 멀리 오래 떨어져 있었을까, 그들은 나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가족들, 친구들 모두 남이었다. 내가 아니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데 나는 왜 잊고 있었을까.

나를 나만큼 가엽시 여기고 챙겨주는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어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 한 몸 건사하기 위해 현실의 무게를 짊어지느라 나 대신 나를 챙겨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나를 나 만큼 위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를 대신해 줄 사람을 찾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남들의 사탕발린 위로는 그 순간을 모면하게 도와줄 뿐이다. 그들의 따뜻한 말의 온기가 사라지면 나는 다시 혼자라는 공허함이 더 크게 몰려올 뿐이다.


영원한 건 절대 없다지만 나는 여전히 영원이라는 이상을 꿈꾼다.

나의 세상이 더욱 넓어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80억 가까운 사람들이 지구에 살고 있다지만 아무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만나봐도 그들만큼 좋은 사람들을 찾는 것은 너무 어렵다. 내게 그들은 한 번의 실망으로 포기하기에 너무도 가치 있는 사람들이다.

인스타그램만 봐도 나를 제외한 모두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나에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필요 없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유지할 여유도 없다.

그저 지금 내가 가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들을 소중히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을 뿐이다.


머물러 있으면 고인 물이 될 뿐이다. 끊임없이 흘러야 한다.

사랑도 기대도 실망도 화해도 끊임없이 하고 싶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행복한 순간도 슬픈 순간도 빠짐없이 너와 함께 하고 싶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이 영원히 흘렀으면 좋겠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렇기에 나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너를 향한 나의 마음도 어제보다 오늘이 더 깊어 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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