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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er Oct 29. 2024

우리는 나이든 어린아이

우리는 언제나 독립할수 있을까? 김수미씨 별세 소식에 부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가슴 벅찬 마음으로 처음인사를 합니다.  

처음은 미약하지만 훗날 마음깊이 묵직한 여운 남길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김수미씨의 결핍 


김수미씨가 별세한 이후 국민엄마 라는 호칭과 연기로 국민들을 울리고 웃겼던 연기자의 삶을 조명하는 다양한 글과 영상이 눈을 사로잡는다. 그 가운데 내가 주목한 방송프로그램에서 김수미씨의 부모이야기와 김수미씨의 성장기를 드라마화한 영상을 계속 바라보았다. 영상속  김수미씨는 태어날때부터 질투와 경쟁심이 유독 강한 아이였던 것으로 보였다. 김수미씨의 마음속엔 끊임없이 솟구치는 어린 수미의 욕심과 철없는 투정을 다 받아준 부모님의 사랑과 배려가 늘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 수많은 에피소드 가운데 가난한집안 형편때문에 깨끗한 예쁜 신발과 옷을 사주지 못했던 병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 한( 恨 )처럼 남아 있어보였다. 같은 반 부유한 여자아이의 깨끗한 운동화를 사달라고 한다던지 예쁜 장화를 사달라고 하니 병든 어머니는  어떻게 든 선물을 마련해서 딸의 속상한 마음을 달래려고 했었다. 특히나 열무 장사를 하면서 살림을 꾸려나가는 가난한 어머니가 장에 내다 팔 열무를 주고 채소를 팔아 장화를 사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하루종일 팔지 못해 다 시들어버린 열무를 놓고 있는 딸을 보며 어머니는 지인을 통해 열무를 모두 사가게 한 에피소드가 소개됐다. 이를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에 지인으로 부터 전해 들었다고 한다. 늘 소화가 되지 않아 소다를 입에 넣고 물을 들으키며 고통을 참으시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일하시다 고꾸라져 돌아가신 그 슬픔에  더해 자신의 철없음을  얼마나 탓하며 살았을 까?


 나팔꽃 여인 즐겁게 놀다갑니다 


  김수미는 자신의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나팔꽃을 좋아해 나팔꽃 여인 즐겁게 놀다갑니다 라는 말을 묘비에 그토록 넣고 싶다고 했을 까? 어머니가 좋아하던 꽃과 나무만 보면 그 어린시절 어머니가 떠 올랐을 것이고 마치 나팔꽃을 보며 자신의 어머니인 양 반가웠을 것이다. 예쁘게 꾸미고 다니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결핍은 신발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다. 김수미씨는 한방송에서 남편의 사업실패로 집안의 살림에 경매 딱지가 붙고 거리에 내몰리는 위기를 겪자 자신이 모은 두가마에 이르는  구두를 보며 구두를 살돈을 아꼈다면 손에 다만 얼마라도 쥐고 나갔을 텐데 라고 후회를 했다. 뿐만 아니라  문방구에서 돈이 없이 쪼그려 앉은 아이를 주인이 살짝 밀치며 넘어진 자신의 딸을 위해 아버지는 언니 시집 밑천으로 모아둔 돈을 문방구 물건을 모두다 사주었다고 한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마치 그대로 풀어 놓듯이 김수미는 경매로 딸의 피아노가 넘어가자 악착같이 돈을 모아 그랜드 피아노를 사서 25평 아파트에 들여놓았다고 한다. 문제는 그랜드 피아노가 문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문을 부셔 피아노를 들여 놓았다. 


부모의 사랑과 그늘에 갇힌 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나이가 스물이든 여든의 나이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모는 자식에게 삶의 재료를 주고 자식은 부모에게 받은 사랑과 재산, 재능, DNA를 받아 부모 그대로가 아닌  나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삶의 모습이다. 부모는 그저  부모일뿐이다.  글쎄 부모로부터 받는 유산은 정신적인 것 육체적인 것을 포함해서 노자돈 정도 되는 재산이 아닐까 ? 그리고 우리의 삶은  정답은 없이 스스로 정한 목적지를 찾아 저벅저벅 걸어가는 인생여정이 되는 셈이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청소년 

  

한 치과여의사가 모방송에 나와 딸에 대한 고민을  하는것을 잠깐 본적이 있다. 중학교 다니던 어린딸이 갑자기 학교를 자퇴 하더니 나이들어서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백수로 지낸다는 이야기였다.  치과 여의사는 내가 언제 까지 딸을 지원 할수 있을 지 모르고 내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려고 하나 하는 고민을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너무나 안락하게 자란 아이가 부모의 배경과 삶에 포위 된채 도전을 포기하고 보호만 받으려 한다면 살아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주지 못한다. 

 너무 가난해서 결핍을 채우려고 살아가려는 사람도 있고 너무 넘쳐서 노력하지 않아도 부모의 돈으로 인생을 편하게 살수 있다고생각하는 사람도 내 눈에는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지금 이순간 삶의 강력한 동기를 주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청년들이 너무 보기 좋다. 


파이팅 넘치는 김수미 


김수미씨의 짧은 영상속 명언들이 생각 나는 데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김수미씨가  교제하는 남성의 집에 다녀왔는데 그 집의 어머니가 전화를 직접 전화해서 자기 눈에 흙이 들어가도 결혼 못하는 세가지 이유를 들더라고 하더라 하나는 조실부모 한 것이 첫째고 두번째는 연예인 이고 세째는 대학을 안나왔다고 하더라. 김수미의 복수가 너무 통쾌했는데 대답은 이랬단다 " 연예인은 그만두면 되고 대학은 다시 학교를 다니면 되는데 일찍 부모님이 돌아가신것은 내가 어떻게 할수 없지 않느냐 그리고 그런 사고를 가진 어머니의 아들은 열트럭을 갖다 준다고 해도 내가 싫다고 했다 그리고 당신이 내일 뒈질지도 모르는데 당신 딸이 조실 부모했다고 퇴짜를 맞으면 어떻게 생각하겠냐" 고  과감한 욕설을 했다고 하더라.. 통쾌함도 앞서는 말이 지만 이런 부모밑에서 아무 판단없이 사는 자녀들은 요즘 우리들의 모습은 아닐런지 .. 불평등에 맞서는 사람들의 너무나 극단적으로 나뉘는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기죽어 지내며 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는 청년들보다는 어처구니 없는 차별과 불평등에 당당한 젊은 세대가 너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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