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와 햄버거

by 이대희


미용사와 햄버거 그릴, 그리고 교육 이야기

미용사와 햄버거를 조리하는 그릴 직원.

전혀 다른 두 직업처럼 보이지만, 이 둘을 비교해 보면

‘일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또렷하게 드러난다.

먼저 미용사를 살펴보자.

미용사는 무엇보다 고객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고객의 모발 상태, 모발의 굵기와 방향, 손상 정도,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미용사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관찰한다.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취향을 파악하고,

손끝으로 모발을 만지며 지금의 상태를 읽어 낸다.

더 나아가 중요한 건 예측이다.

오늘 머리를 자른 뒤 일주일 후, 한 달 후

모발이 어떻게 변할지까지 내다보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용사는 절대

“내가 보기엔 이게 예뻐요”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미용은 미용사 중심이 아니라 철저히 고객 중심이다.

지금 이 과정이 만족스러운지,

조금 더 조정이 필요한지

대화를 이어가며 계속 수정하고 다듬어 간다.

완성은 한 번에 오는 것이 아니라,

소통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진다.

이제 햄버거를 조리하는 그릴 직원을 보자.

이 직업은 미용사와 정반대의 세계에 가깝다.

정해진 레시피, 정해진 재료, 정해진 순서.

고기는 몇 초, 치즈는 언제, 소스는 몇 그램.

여기서 개인의 취향이나 주관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다.

누가 만들든, 언제 만들든

같은 맛, 같은 모양, 같은 품질이 나와야 한다.

상품의 가치는 일관성에서 나오고,

일관성은 매뉴얼을 얼마나 정확히 따르느냐에 달려 있다.

이 일은 “느낌”이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의 영역이다.

이렇게 보면 두 직업은

미용사: 주관성, 개별성, 특수성

그릴 직원: 객관성, 규격, 보편성

이라는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제 이 이야기를 교육, 특히 특수교육에 대입해 보자.

특수교육에서 우리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을 읽어야 한다.

학생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어떤 방식이 그 학생에게 맞는지를

끊임없이 소통하며 조정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교사는 분명 미용사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교육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동시에

정해진 교육과정, 공통된 목표, 공식적인 기준을

따라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교사는 햄버거 그릴 앞에 선 사람이다.

결국 좋은 교육이란

학생을 대할 때는 미용사처럼 섬세하고 유연하게,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는 그릴처럼 정확하고 일관되게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일이다.

미용사 같은 마음으로 학생을 바라보고,

그릴의 매뉴얼처럼 교육과정을 지켜 가는 것.

그 균형 위에,

특수교육이라는 아주 정교한 작업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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