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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도 Apr 06. 2023

북항


빛을 잃은 바람은 고독했고 외로웠고 메말랐다

피해 도망쳐도 언제나 바람 속에 갇혀 있었다 

목덜미를 파고들며 차가운 입김을 쏟아내는 젖은 머리칼

젖가슴을 찾아 쓰다듬고 헤집어 상처를 주던 선뜩한 손은

가슴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 배꼽 주위를 맴돈다

차가운 손은 등허리를 스쳐 소름을 돋게 하고

선뜩선뜩한 손놀림에 몸은 부르르 떨려오고 

나는 달뜬 신음소리를 흘린다

바스러지게 안아도 늘 목말랐다     


동네 한 바퀴 돌고 오겠노라는 너의 발걸음 소리를 듣는다

북항 그 모서리 진 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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