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의미 이론

sep 번역

by 개구리반찬

*2010년 1월 26일(화) 최초 발행, 2024년 7월 31일(수) 주요 개정*


‘의미 이론‘이라는 용어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여러 철학적 논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안타깝게도 이 용어는 여러 다른 의미로 사용되어 오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 글에서는 ‘의미 이론’의 두 가지 종류에 초점을 맞춘다. 첫 번째 종류는 의미론적 이론으로, 언어 표현에 의미적 내용을 부여한다. 두 번째 종류는 메타의미론적 이론으로, 표현들이 의미론적 내용을 가지느냐에 따른 사실들을 설명한다. 간략한 서론 이후, 이 두 가지 이론은 차례로 논의될 것이다.


1. 두 종류의 의미 이론

2. 의미론적 이론

2.1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

2.1.1 지시 이론

2.1.2 지시 이론 대 의미론적 이론

2.1.3 내용과 지시의 관계

2.1.4 특성과 내용, 맥락과 상황

2.1.5 가능세계 의미론

2.1.6 러셀적 의미론

2.1.7 프레게적 의미론

2.2 고전적 의미론에 대한 대안

2.2.1 데이빗슨 의미론

2.2.2 내재주의적 의미론

2.2.3 추론주의 의미론

2.2.4 동적 의미론

2.2.5 표현적 의미론

2.3 의미론적 이론이 당면한 질문들

2.3.1 얼마 정도의 맥락 민감성인가?

2.3.2 얼마 정도의 표시인가?

2.3.3 명제란 무엇인가?

3. 메타의미론적 이론

3.1 의미, 믿음 그리고 관습

3.2 그라이스주의 프로그램

3.3 정신적 표상 기반 이론

3.4 인과적 기원

3.5 진리 극대화와 관용의 원칙

3.6 지시 자성

3.7 사용 규칙

참고문헌

학술 도구

기타 인터넷 자료

관련 항목


## 1. 두 종류의 의미 이론


”일반 의미론“에서 데이빗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 나는 다음 두 가지 주제를 구분한다. 첫 번째로는 기호가 세계의 여러 방면과 연관되는 추상적이며 의미론적인 체계로써 가능한 언어나 문법을 기술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그것 중 특정한 추상 의미론적 체계가 개인이나 집단에서 쓰이는 상황에서의 심리적 및 사회적 사실의 기술이다. 이 두 주제를 혼동한다면 혼란만이 생긴다.

>


루이스는 옳았다. “(특정인이나 집단에게) 이 기호 혹은 저 기호의 의미는 무엇인가?“와 ”그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어떠한 사실로 인해 그 기호가 그러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가?“라는 두 개의 질문은 철학자들이 둘을 지속적으로 구분해 오지 않았더라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두 개의 질문에 대응하는 두 개의 의미 이론이 있다. 하나는 의미론적 이론으로, 특정 기호 체계의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상기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의미론적 이론들은 “이 표현 혹은 저 표현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또 다른 이론은 메타의미론적 이론으로,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관해 무엇이 그들의 언어에 의미를 부여했는가를 설명하려 한다. (메타의미론적 이론들은 때때로 “토대적 의미 이론” 혹은 “의미 형이상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론, 올바른 의미론적 이론은 올바른 메타 의미론적 이론에 제약을 가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는 의미론적 이론과 메타의미론적 이론이 각기 다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설계된 다른 종류의 이론이라는 사실을 바꾸지 않는다.


의미론적 이론과 메타의미론적 이론의 구분을 파악하기 위해선, 비유적인 상황을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 예절에 관심이 있어 멀리 있는 공동체를 관찰하기 위해 내보내진 사회인류학자를 상상해 보자. 인류학자가 도맡을 가장 확실한 과제는 다만 그 공동체의 식사 예절을 기술하는 것이다. 즉, 그 공동체 구성원들이 식사 중 행동을 분류하는 다양한 범주를 설명하고, 어떤 행동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 말하는 것이다. 이는 의미론에 관심이 있는 언어철학자의 과제와 유사하다. 언어철학자는 주어진 언어의 표현의 의미의 종류는 뭐가 있는지, 어떤 표현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들의 인류학자는 예절의 본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어떻게 그 식사 예절 규칙들의 집합이 특정한 집단을 지배하는 에티켓의 체계가 되었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다. 아마도 한 집단이 다른 에티켓 체계가 아닌 특정 에티켓 체계를 따르는 것은 그 집단의 무언가에서 기인했을 것이기에, 인류학자는 그의 새 질문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관한 어떠한 사실들로 인해 그 개인이나 집단이 다른 에티켓 체계가 아닌 특정한 에티켓 체계에 의해 지배되게 하는가?

>


우리들의 인류학자는 이로써 메타의미론적 이론의 비유적 작업에 착수하게 될 것이다. 즉, 그는 특정 집단에서 특정 행동 유형들이 어떤 에티켓과 관련된 속성을 가지는지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집단에서든 어떤 행동 유형이 어떻게 해서 이러한 속성을 가지게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1](https://plato.stanford.edu/entries/meaning/notes.html#note-1)]


우리의 인류학자는 식사 예절에 대한 두 가지 종류의 질문 모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질문은 분명히 서로 구분되는 다른 질문이다. 마찬가지로, 의미론적 이론과 메타의미론적 이론도 분명히 서로 다른 종류의 이론이다.


철학의 최근 역사에서 ‘의미 이론’이라는 용어는 의미론적 이론, 메타의미론적 이론 모두를 지칭해 왔다. 이것이 명백히 오해의 여지가 있는 만큼, 이후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용어인 “의미론적 이론”과 “메타의미론적 이론”을 사용하도록 하겠다.[[2](https://plato.stanford.edu/entries/meaning/notes.html#note-2)]


본문에서는 자연어 표현의 의미에 집중한다. 하지만 의미를 부여받은 것은 자연어의 표현만이 아니다. 철학자들은 종종 의미, 내용, 정신적 표상에 대해서도 말한다. 우리는 또한 사진, 지도 그리고 여러 비언어적인 표현들의 뜻에 대해서도 말한다. 두 영역 모두에서 의미론적 이론과 메타의미론적 이론 간의 구분에 상응하는 구분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정의한 의미 이론과 이러한 주제들 사이에는 흥미로운 연관성이 있지만, 지면 상의 이유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이러한 주제에 대한 논의는 [정신적 표상](https://plato.stanford.edu/entries/mental-representation/)과 [묘사](https://plato.stanford.edu/entries/depiction/) 항목을 참조하라.


"의미 이론"의 언급할 만한 또 다른 용례로는 검증주의와 관련해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것이 있다. 검증주의적 의미 이론은 어떤 문장이 경험에 근거하여 참 또는 거짓으로 검증될 수 있는 경우에만(이론에 의해 특정되는 의미에서) 의미가 있다는 이론이다. 이는 의미론이나 메타의미론이 다루는 질문에 답하지 않으며, 문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지도 않고 문장이 그러한 의미를 갖게 된 근거가 되는 사실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 대신 문장이 의미를 가질 조건을 제시하는 '유의미 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다. 검증주의 이론이나 다른 유의미 이론이 사실이라면 올바른 의미론과 메타 의미론이 충족해야 할 제약 조건을 제공할 것이다. 이후의 논의에서는 유의미 이론을 다루지 않기로 한다. 검증주의의 역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논리 실증주의](https://plato.stanford.edu/entries/logical-empiricism/) 항목을 참조하라.


이 항목은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상당히 길다. 그렇지만 많은 부분들은 각기 독립적으로 읽힐 수 있다. 자연어 의미론에 대한 하나의 표준 접근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관심이 있는 독자는 §2.1만 읽으면 된다. 의미론에 대한 이 표준 접근 방식에 대한 대안 중 하나 또는 다른 접근 방식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받고 싶은 독자는 §2.2의 해당 하위 섹션을 따로 읽으면 된다. 마찬가지로, §2.3의 맥락 민감성, 상대주의, 명제 이론 등 의미론의 일반적인 쟁점에 대한 소개는 모두 그 자체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3의 메타 의미론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에 대한 논의는 모두 §2의 의미론 논의와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다.


## 2. 의미론적 이론


이 섹션의 목적은 자연 언어를 위한 의미적 이론들을 구축하는 주요 접근들을 소개함에 있다. 이 이론들은 문장 구성 요소에 의미를 부여하는 어떠한 방식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문장의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의한다. 그러나 그 부여 방식이 무엇인지는 서로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이의들을 들여다보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왜 이러한 종류의 참된 이론이 발견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표준적인 답변은 언어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초점을 맞추며, 이는 적어도 프레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 우리가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문장의 이해의 가능성은 우리가 문장을 단어에 해당하는 부분들로 구성해 그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명백히 기초를 둔다. (프레게 [1914/1980]: 79)

>


우리 모두는 전혀 접해본 적 없는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내는 것일까? 자연스러운 답변은 우리가 그 새로운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들의 뜻을 알고, 그 단어들이 새로운 문장에서 결합되는 방식을 이해한다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구성된 단어들의 의미와 단어들이 결합되는 방식에 관한 문장의 뜻을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존재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문장의 의미를 도출해 내는 이 방식이야말로 의미론적 이론이 탐구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찾아낼 참된 의미론적 이론이 존재해야 한다. 문장의 의미가 단어들의 의미와 그 단어들이 결합되는 방식으로부터 도출된다는 원칙을 중시하는 의미론적 이론을 ’합성적‘ 의미론적 이론이라고 부른다. 이 원칙의 다양한 버전과 참된 구성적 의미론적 이론의 존재 여부에 관한 찬반 논의는 합성성 항목을 참조하라.


어느 두 언어도 동일한 의미론을 가지지 않는다. 즉 어느 두 언어도 동일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이를 고려한다면, 여러 다른 언어들의 의미론이 아니라 일반적인 의미론 이론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려워 보일 수 있다. 영어에 대한 의미론이 하나가 있다면 프랑스어에 대한 의미론이 따로 있다는 것이 당연하긴 해도, 대부분의 이들은 다양한 자연어가(설명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동일한 형태의 의미론적 이론을 가진다고 가정한다. 그렇기에 이후 내용의 목적은 특정 표현의 의미론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상세히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언어 의미론에 대한 주요 접근법(자연언어를 위한 의미론이 취해야 할 올바른 형태에 대한 주요 견해들)을 독자에게 소개함에 있다. (개관을 위해선, [단어 의미](https://plato.stanford.edu/entries/word-meaning/) 항목을 참조하라. 특정 표현 유형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논의는 [이름](https://plato.stanford.edu/entries/names/), [양화사와 양화](https://plato.stanford.edu/entries/quantification/), [기술](https://plato.stanford.edu/entries/descriptions/), [명제적 태도 보고](https://plato.stanford.edu/entries/prop-attitude-reports/), 그리고 [자연종](https://plato.stanford.edu/entries/natural-kinds/) 항목을 참조하라.)


의미론자는 어떤 언어의 표현의 의미를 설명하기 이전에, *무엇의* 의미를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언뜻 보면 이것은 많은 문제를 낳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의미를 지니는 것은 단지 연관된 언어의 문장과 그 구성 요소들뿐이지 않은가? 이는 그렇게 됨에 한해서 옳다. 그러나 문장의 의미적으로 중요한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요소들이 어떻게 결합하여 문장을 이루는지를 설명하는 과업은 의미론 자체만큼 복잡하며, 의미론적 이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특정 표현의 종류에 대한 올바른 의미론적 취급에 관한 대부분의 논쟁은 그러한 표현이 포함된 문장의 구문에 관한 질문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이와 같은 이론에 대한 논의, 즉 자연어 문장의 구문이나 논리적 형식을 설명하려는 이론에 대한 논의는 이 글이 취급하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 있다. 그렇기에 구문과 의미론의 연관성을 연구하며 의미론 이론의 발전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리처드 몬태규와 같은 인물들은 이후 논의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 (몬태규의 에세이는 Montague 1974에 수록되어 있다.) 구문과 의미론 간의 연관성에 대한 입문으론 Heim & Kratzer (1998)을 참조하고, 언어철학과 언어학의 여러 분야 간의 관계에 대한 개관은 Moss (2012)를 참조하라.


자연어 의미론에 대한 접근법은 꽤나 다양하다. 이후 논의에서의 전략은 20세기 동안 발전했으며 아직까지도 언어학과 철학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의미론의 접근법의 집합을 먼저 설명함이 될 것이다. 적합한 용어가 없기에, 이러한 유형의 의미론적 이론들을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이라고 칭할 것이다. (고전 논리에 대한 논의에서와 마찬가지로, “고전적”이라는 명칭은 이 용어가 적용된 이론들이 다른 이론들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은 아니다.)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들은 문장이 (일반적으로) 참이거나 거짓이며, 그 참과 거짓 여부는 문장이 담고 있거나 표현하는 정보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에 동의한다. 이 ‘정보‘는 주로 ’문장이 표현하는 명제‘라고 칭해진다. 고전적 이론가에 따르면, 의미론적 이론의 과업은 적어도 대부분의 경우 문장의 구성 요소의 의미가 문장이 사용되는 맥락과 함께 결합하여 그 맥락에서 문장이 어떤 명제를 표현하는지를 결정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것이다(따라서 해당 맥락에서 사용된 문장의 진리 조건도 결정된다).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은 §2.1에서 논의된다. §§2.1.1–4에서는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이론적 틀을 설명하며, §§2.1.5–7에서는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의 세 가지 주요 버전 간의 차이를 설명한다. §2.2에서는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에 대한 대안들을 논의하고, §2.3에서는 몇 가지 일반적인 결론적 질문을 다룬다. 이러한 질문들은 의미론적 이론의 형태에 대한 한 입장과는 크게 독립적이지만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은, 의미론자들이 직면하는 문제들이다.


### 2.1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


다양한 고전적 의미론적 이론들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쉬운 길은 다른 종류의 이론인 지시 이론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 2.1.1 지시 이론


지시 이론은 표현과 그 표현이 사용된 문장의 진릿값 결정에 기여하는 것과 연결 짓는 이론을 말한다. (다만 이후에 표현의 지시에 대한 이러한 관점이 특정 방식으로 한정되어야 함을 알게 될 것이다.)


지시 이론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수학적 추론을 형식화하기에 충분한 논리를 형식화하려는 [고틀로프 프레게](https://plato.stanford.edu/entries/frege/)의 시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특히 Frege 1879와 1892a를 참조하라). 이러한 종류의 지시 이론의 구성은 고유 명사의 예를 통해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다. 다음 문장들을 고찰해 보자:


(1) 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이었다.


(2) 존 메케인은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이었다.


(1)은 참이고, (2)는 거짓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진릿값의 차이는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이라는 표현의 어떤 차이에 기인한다. 문장들의 진릿값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이러한 표현들이라면 어떨까? “버락 오바마”가 실제로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이었던 사람을 지칭하고, 반면에 “존 메케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을 지칭한다는 것이 사실인 것은 매우 그럴듯해보인다. 이는 고유 명사의 지시 대상(그 명사가 사용된 문장의 진릿값 결정에 기여하는 것)이 바로 그 이름이 지칭하는 객체임을 시사한다. (이것이 그럴듯하지만, 이름의 목적이 개체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상반된 논거는 Fara(2015)와 Jeshion(2015)를 보라.)


이 시작점을 바탕으로 다른 종류의 표현들의 지시에 관한 몇 가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음의 두 문장들을 고찰해 보자:


(3) 버락 오바마는 민주당원이다.


(4) 버락 오바마는 공화당원이다.


또다시, 위의 것은 참인 반면 아래의 것은 거짓이다. 우리는 이미 “버락 오바마”의 지시 대상은 그 이름이 지칭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지시가 진릿값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라고 가정한다면, “민주당원이다”나 ”공화당원이다“와 같은 동사구의 지시 대상은 객체와 결합하여 진릿값을 산출하는 무언가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런 동사구의 지시 대상을 객체에서 진릿값으로 변환하는 함수로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민주당원이다”의 지시 대상은 입력 정보로 민주당 소속인 객체를 받았을 때 진릿값 “참”을 산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진릿값 ”거짓“을 반환하는 함수이다. 반면 “공화당원이다”의 지시 대상은 입력 정보로 공화당 소속인 객체를 받았을 때 진릿값 “참”을 산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진릿값 ”거짓“을 반환하는 함수이다. 이는 (3)이 참이고 (4)가 거짓인 이유를 설명한다. 오바마는 민주당 소속이지, 공화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시 이론을 영어와 같은 자연어 표현들의 종류를 점점 더 많이 다루도록 확장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논쟁의 여지도 더 많아진다.(입문 자료로는 Heim and Kratzer (1998) 또는 Chierchia & McConnell-Ginet (1990)을 참조하라.) 하지만 위의 내용만으로도 대략적인 접근 방식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예를 들어, 부사를 생각해 보자. 부사는 동사구와 결합하여 새로운 동사구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부사의 지시 대상은 동사구의 지시 대상과 결합하여 동사구의 지시 대상을 산출하는 무언가여야 한다. 즉, 객체에서 진릿값으로 가는 함수에서 객체에서 진릿값으로 가는 함수로 변환하는 함수일 것이다. 또는 ‘그리고’와 같은 문장 연결사를 생각해 보자. 이는 두 개의 문장과 결합하여 하나의 문장을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문장 연결사의 지시 대상은 두 문장의 지시 대상과 결합하여 진릿값을 생성하는 무언가여야 한다. 즉, 두 개의 진릿값에서 하나의 진릿값으로 변환하는 함수일 것이다.


### 2.1.2 지시 이론 대 의미론적 이론


이제 위와 같은 맥락에서 언어에 대한 지시 이론이 있다는 것을 가정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언어에 대한 만족스러운 의미론적 이론을 갖게 되는 것일까?


몇몇 설득력 있는 주장에선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콰인(1970 [1986], pp. 8–9)의 예시를 차용해보자. 심장이 있는 동물들의 집합(콰인은 편의를 위해 이를 “심동”(cordates) 이라 부른다) 과 신장이 있는 동물의 집합(콰인은 이를 “신동”(renates)이라 부른다)과 동일하다고 가정해 보자. 이제 다음 두 문장을 고려해 보자.


(5) 모든 심동은 심동이다.


(6) 모든 심동은 신동이다.


위의 가정에 따르면, 두 문장은 참이다. 더 나아가, 지시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5)와 (6)은 같다: 그 둘은 오직 “신동”과 “심동”의 대체에 의해서만 차이가 나며, 이 표현들은 동일한 지시체를 가지고 있다(그 둘은 대상에서 진릿값으로 가는 동일한 함수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5)와 (6) 사이에는 직관적으로 의미상의 차이가 있다; 이 문장들은 어떤 의미에선 다른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첫 번째 문장은 모든 심장을 가진 생명체는 심장을 가진 생명체라는 지루하고도 사소한 생각을 표현한다. 반면 두 번째 문장은 모든 심장을 가진 생명체는 신장도 있다는 사소하지 않고도 잠재적으로 유익한 주장을 표현한다. 이는 우리의 지시 이론이 포착하지 못한 (5)와 (6)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유형의 예시들은 지시체를 공유하지만 직관적으로 의미에서 차이가 있는 표현들의 쌍을 사용해서 만들어 낼 수 있다. 예시로, “클라크 켄트” 와 “슈퍼맨”, (프레게(1892a [1960])가 논의한 유명 예시인) “개밥바라기“ 와 ”샛별“ 이 있다.


(5)와 (6)같은 문장의 상대적인 유익함에 의존하고 있기에 이는 지시 이론의 불완전성을 주장하기에는 다소 약한 주장 같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5) 와 (6)같은 문장을 더 복잡한 문장 속에 포함시키면, 이 주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7) 존은 모든 심동이 심동이라고 믿는다.


(8) 존은 모든 심동이 신동이라고 믿는다.


(7)과 (8)은 밑줄 친 표현만으로 달라지고, 앞서 언급했듯이 이런 표현들은 같은 지시체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과 (8)이 진릿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어떤 사람은 모든 심동이 신장을 가지냐는 질문에 대한 어떠한 의견 없이도 모든 심동이 심장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표현의 지시체들이 애초에 부여된 본래 역할을 수행하지조차 않음을 뜻한다. 그것들은 표현들이 나타나는 문장에서의 표현들의 진릿값 결정에 대한 기여를 설명하지 않는다.(여전히 어떤 사람은 표현의 지시체가 표현이 포함된 적절하게 한정된 단순한 문장들의 범주의 진릿값 결정에 대한 기여하는 방식을 설명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7)과 (8)의 진릿값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그것을 구성하는 표현들의 속성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면, 표현들은 단순한 지시를 넘어서는 또 다른 종류의 값, 즉 일종의 의미를 가져야 할 것이다.


(7)과 (8)은 주체에게 믿음을 귀속시키기에 믿음 귀속이라 불린다. 믿음 귀속은 명제 태도 귀속의 한 유형이다. 다른 유형으로는 지식, 욕구, 혹은 판단에 대한 귀속이 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명제 태도 귀속은 최근 의미론 논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7)과 (8)의 예에서 드러난다. 이 두 문장은 밑줄 친 단어만 다름에도 불구하고 진릿값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 단어들은 동일한 지시체를 가지며 문장 구조에서도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7)과 (8)이 *비외연적* 맥락을 포함한다고 말한다. 대략적으로, 문장에서의 그 “위치”에서 동일한 지시체를 가진 용어를 대체할 경우 진릿값을 바꿀 수 있다. (이를 “비외연적 맥락”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외연“이 “지시“의 또 다른 용어이기 때문이다.)[[3](https://plato.stanford.edu/entries/meaning/notes.html#note-3)]


마찬가지로, 전체 문장의 대체에 기반한 지시이론의 불완전성에 대한 주장도 할 수 있다. 지시 이론은 문장 성분 표현에 값을 부여하여 그것이 문장의 진릿값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설명하지만, 문장 자체에는 단순히 “참” 또는 “거짓”만을 할당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두 문장을 고려해 보자.


(9) 메리는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었다고 믿는다.


(10) 메리는 존 키가 뉴질랜드의 총리였다고 믿는다.


밑줄 친 두 문장이 모두 참이기에, (9)와 (10)은 동일한 지시 대상을 가진 표현(즉, 밑줄 친 문장들)의 대체만을 제외하면 동일한 문장 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와 (10)은 충분히 진릿값이 다를 수 있다.


이는 의미론적 이론이 진릿값이 아닌 다른 값을 할당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 결론에 도달하는 또 다른 경로는 명백히 참인 다음과 같은 주장들에서 찾을 수 있다.


- 존이 인디애나에 대해 믿는 세가지가 있고, 그것들은 모두 거짓이다.

- 선험적이지 않은 필연적 참이 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그것을 나타낸다.

- 1등급을 받기 위해선 너는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을 반드시 믿어야 한다.


이러한 문장들은 믿음과 같은 정신 상태의 대상이 되는 것들, 참과 거짓의 담지자이며 필연성과 가능성과 같은 양상적 속성뿐만 아니라 선험성과 후험성과 같은 인식적 속성을 가지는 것들, 그리고 문장이 표현하는 것들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은 무엇인가? 지시 이론은 이에 대한 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러한 엔터티들은 종종 *명제*라고 불린다. 명제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엔터티들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는 동시에, 위에서 논의한 지시 이론의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 (5)가 사소한 반면 (6)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설명의 부재, (ii) (7)/(8) 및 (9)/(10)에서 볼 수 있듯, 동일한 지시체를 가진 표현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문장의 진릿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따라서 명제 이론은 위에서 개략적으로 서술한 지시 이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의미론적 이론에는 지시 이론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문장 성분 표현은 지시체 뿐만 아니라 *내용*도 가진다. 문장의 내용, 즉 문장이 표현하는 것은 명제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