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3월 1일

강소이(한용운문학상 평론 대상 수상 시인)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2월 언덕에 몇백 년 전

사극 속에 여인들이

비단치마 사그락거리며

소곤댄다

스란치마 펄럭이며

2026년 오늘 내게 말을 건넨다

다 사라지는 이슬이었더라고

다 사라지는 분진이었더라고

서오릉에 누워

몇백 년을 넘어


오늘 3월 초하룻날

봄이라고

봄을 재촉하는 꽃샘바람에

시샘을 재촉하던 치맛자락들이

말을 건넨다


서오릉 바람 끝에 매달렸던

그 옛 치맛자락이

건넨 말처럼

나 또한

집착을 놓으리라


그리고

그래도 오늘은 피어나보리라

이슬이어도 반짝여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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