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신비 7
― 새를 낳는 사람들
강소이(23년도 한국문학상 대상 수상 시인)
6년 만의 기차 여행
아침 일찍 올라탄 차창 밖으로
매일의 루틴이 흘러간다
기도를 빠뜨린 아침,
촛불 없는 자리에서
묵주 팔찌의 알 하나하나를 돌리며
내 안의 제단을 밝힌다
옆자리 노시인,
60년 묵은 공책을 펼쳐
느껴달라며 낡은 시를 읽는다
빛바랜 글씨,
윤기 잃은 종이 위에
관념어만 가득한 그 말들
이미지는 사라진 오래된 노래
― 시는 새를 낳아야 한다
노시인은 바다에서도
여전히 낡은 시 이야기를 한다
새를 낳지 못한 시인들
하늘을 동경하며
종이로 날개를 만들어 붙인다
멀리서 본 이들은
그 허약한 날갯짓에도 감탄한다
“와, 저렇게 날다니”
그러나 종이 새는 곧 추락하고
모래 위에 흩어진다
새를 낳는 사람들,
비상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높이 날다 부서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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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넓은 카페,
유리창 가득 바다를 품고
나는 비상을 꿈꾸는 새를 바라본다
몇 시간 전,
불볕 속 해변을 걸으며
신발 가득 묻은 모래의 무게를 느꼈다
노시인은 새를 낳지 못한 눈으로
준비 마친 바다새 떼를
사진기에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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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날게 하소서
새를 낳는 시를 쓰게 하소서
여덟 해 전 묶었던 시집
[새를 낳는 사람들]
그 날개의 기억을 다시 찾게 하소서
수영조차 못하면서도
겁 없이 바다로 뛰어들던
그 패기 어린 날개로
다시,
새를 낳는 사람
태어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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