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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러브 개런티드> 리뷰

데이팅 어플 어디까지 해봤니?

by CHO

요즘은 점점 개인주의가 되어가니깐 아는 사람의 소개해준다는 부담감이 커지면서 데이트 어플에서 만나는 게 예전보다는 대중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해외에서는 더욱더 많이 활성화가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와 관련된 소재의 영화와 시리즈물도 많이 보게 된다. 그중 하나가 러브 개런티드이다.


내용은 '러브 개런티드'라는 어플로 사람을 만나던 남자가 300명을 만나면 당신의 인연을 찾을 수 있다는 광고에 300명을 어플을 통해 만나고 인연을 찾지 못했다고 소송을 거는 이야기이다. 현실적으로도 이런 소송은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예전에 어떤 선배가 소개팅으로 50명을 만나야 1명을 건질 수 있다고 했던 게 생각난다. 조금은 의무감으로 나가 아무 말이나 지껄이고 별 이상한 사람들을 다 만나고 (현실에서는 상대도 안 할 법한 사람들)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조금이라도 편한 이상과의 즐거운 식사를 하고 나면 그게 내 운명이구나 생각하게 되는 거런 거 말이다. 인연을 만드는 것은 결코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것 같다.



IMG_0430.JPG 여주의 앙증맞은 클래식 카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랑 잘 어울려서 그려봤다.



# 1. 연출이나 미술 쪽에 힘을 쓴 듯. 영화 전체적인 색감이 예쁘다. 여자 주인공의 클래식카의 주황빛과 가을이 배경이라 단풍이 아름답게 든 장면, 비 오는 날 바닥에 고인 웅덩이에 비친 조명 불빛이 손에 꼽을 만하다. 여주의 변호사 사무실의 인테리어와 보조하는 두 직원의 캐릭터도 너무나 사랑스럽게 스타일링이 되어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가 너무 예쁜데, 처음 시작할 때 시애틀의 비 오는 날이라는 말이 라디오에서 나온다. 이 영화를 다 본 후에는 정말 시애틀로 여행 가고 싶어 진다.


50305202626_98a7e3d818_o.jpg 영화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시애틀



# 2. 디지털과 아날로그?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 영화에서는 이 두 가지를 대조되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문만 닫으면 차 문고리가 떨어지는 게 그걸 자연스럽게 낚아채서 숄더백에 넣는 모습. 카세트 세트가 망가져서 거기에 꽂힌 카세트테이프에서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흘러나오는 80년대 티파니의 노래.

망가진 걸 고치려 하기보다는 거기에 익숙해지면서 그게 매력이 되어가는 여주의 모습이 영화 전반적인 주제인 데이팅 앱이랑은 상반되는 모습이다. 남주가 여주에게 예전 영화의 DVD를 찾았다고 정말 오랜만이라고 말하는 모습도 그렇다. (요즘은 스트리밍으로 보지 DVD 플레이어를 쓰는 집이 드믈기 때문에)

이런 소소한 게 모여 영화 전반적으로 주는 메시지 중 하나인 듯싶다. 빠르게 변해가고 새로운 것들이 계속 쏟아지는 시대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 생각이 들게 한다.




# 3. 동양인에 대한 상반된 시선. 미국인이 동양인에 대하는 태도를 상반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여주는 집 냉장고 가득히 쵸우면이 있고 사무실도 차이나 타운이고 자주 가는 레스토랑 사장님도 중국사람이다. 엑스트라도 동양사람들이 많고 거리에도 중국어 간판이 많은데 되게 현실적이다 싶은 게 이미 세계 어디를 가나 차이나 타운과 동양인들이 섞여 살고 있는데 영화에서는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주려고 그런 모습은 잘 안 나오니 말이다.

반대로 러브 개런티 회사의 사장은 인사말도 티베트어로 할 정도로 동양에 관심이 많지만 대부분 문화에 대한 존중보다는 돈 많은 사람들이 아시안 컬처를 유행의 일종으로 여기고 동양의 철학이 지적 허세의 하나로 보인다. 동양 철학의 유명한 구절을 줄줄 읊지만 정작 비서랑 도어맨은 모두 동양인이었던 점도 그걸 잘 보여준다. 나도 홈스테이 할 때 동양 영화만 보는 영국 아주머니 집에 머물렀는데 동양에 대한 존중과 이해는 없고 비주류의 성향과 본인의 특별한 취향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거 같아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여주는 차이나 타운의 현실적인 모습이 주로 배경이 된다.


Screenshot-5-1024x576.png 회의실 뒤에 오리엔탈리즘에 취한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다.


결론 : 결말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영화의 배경과 조연들이 좋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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