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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 Feb 16. 2024

석사논문의 질을 끌어올려줄 도구들

직접 사용해보고 소개하는 편리한 연장들


출처: https://imgflip.com/i/22mpzu


 논문작성은 느리고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긴 여정이다.

한국에서도 졸업논문 대신에 졸업전시를 했던 나로써는 외국어로 논문을 쓴다는 것이 크나큰 부담감으로 다가왔었다. 당시 더 나은 논문을 쓰겠다는 핑계로 한학기를 미뤘고, 시간이 지나 다음 학기가 다가왔을 때에는 선행연구와 프로젝트 검토에 시간을 보내며 정작 글쓰기는 차일피일 미뤄오고는 했다. 그리고 제발 졸업만 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 그랬던 나에게 논문의 질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 크게 유용했던 나의 '연장'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1. scite AI(https://scite.ai/

사진 출처: https://scite.ai/


가장 먼저, 제일 큰 도움을 받았던 Scite AI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졸업논문 뿐 아니라 해외에서 크고작은 페이퍼 과제에도 꽤나 큰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논문을 쓸때 선행연구검토와 내 논점을 뒷받침해줄 적절한 인용문은 필수이다. 그럼 그 많은 관련 논문과 아티클, 책을 전부 다 읽어야 하는가? 이것들을 대체 어떻게 찾아야 한단 말인가? 수많은 논문들 사이에서 어떤 것이 실제로 내 연구와 관련이 있는지,  내가 읽은 논문에서 인용할 그 정확한 부분을 찾는건 꽤나 시간이 드는 일이다. 그동안 어찌어찌 논문을 다운받고, 도서관도 다니고, 구글검색이나 구글 스콜라를 통해서 참고문헌들을 찾아오긴 했지만, 비교적 역사가 짧은 사이버 페미니즘을 주제로 하고있던 나에게 그러한 방법은 턱없이 부족해서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그러던 어느 날, 논문 피드백을 주는 동기그룹챗방에서 한 친구가 Scite AI를 추천해주었다. 


이 도구를 사용하면 레퍼런스를 찾는데 들이는 시간과 수고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된 더 흥미로운 논문을 찾아읽을 수 있다. 많은 자료를 한꺼번에 읽어볼 수 있으니 이때에 정말 머리를 팽팽 굴려가면서 다른사람의 글들을 진정으로 흥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툴은 AI 검색도 지원하고 있어서 문장형으로 질문하면 관련 논문을 빠르게 찾아내고, 다른사람들이 어떤 맥락에서 그 연구들을 언급했는지,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연구논문을 업로드하면, 그 파일을 읽고 어떤 레퍼런스를 인용한건지도 체크해준다. (이 기능은 사용해보진 않았다.) 유료서비스이긴 하지만 일주일간 무료로 체험해보고 결정할 수 있었다. 



2. Chat GPT


 GPT3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아카데미아에서는, 앞으로의 시대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어떻게 쓸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 역시도 동의하는 바이다. 흔히 사람들은 Chat GPT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논문을 대필해주는것을 생각한다. 사용해보면 알겠지만 인공지능이 쓴 글은 이론적인 부분을 반복해서 언급할 뿐, 아카데믹한 글쓰기를 처음부터 수준있게 만들어주거나 논문을 대신 써주지는 못한다. 레퍼런스를 검색하면 자기가 만들어낸 거짓 정보를 토해낸다. 다시말해서, AI는 그럴듯한 말과 현란한 어휘를 구사할 수 있을지언정 아직까지는 밀도있게 짜여진 사고를 바탕으로 세밀한 글을 쓸 수 없다는 말이다.(그렇다고 모든 인간들이 촘촘하게 짜여진 사고를 하면서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챗 지피티의 진가는 글이 막히기 시작할 때, 논문의 개요를 더 짜임새있게 구상하는데에 도움을 주거나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체계화 할때에 빛을 발한다.


 예를들어서 한 트위터에서 본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는 방법을 인용해서 써 보겠다.
 일단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쓸 준비를 하라. 30분 타이머를 재놓고, 내가 쓰려는 주제에 관련한 모든 하고싶은 말을 써내려간다. 관련이 있어도 되고, 별로 없어도 되고, 어떤 글자도 지우지 말고 일단 전부 다 의식의 흐름으로 써내려가는것이다. 


그리고 그 텍스트를 복사해서 GPT에 붙여넣고, 이런 명령어를 쓴다.

 “Remove redundant words from the following passage and make it coherent and cohesive.“ 


이렇게 하면 두리뭉실했던 생각들을 좀더 깔끔하고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다. 이것은 물론 최종 결과물이 아닌, 초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만약 학교에서 MLA나 APA 등이 아닌 고유한 인용표기법을 이용한다면 그 어떤 툴보다 GPT를 이용하여 정리하는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래에는 내가 참고했던 사람의 트위터링크를 달아두겠다. 

https://x.com/mushtaqbilalphd/status/1621379340771463169?s=46&t=iePsgy1ZxT9FOIHMlo9EAQ



3. Liquid Text 


출처: https://www.liquidtext.net/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툴은 연구자료를 패드로 읽을 때 굉장히 유용한 도구이다. 이 도구를 알기 전까지는 연구자료에서 기록할 부분을 따로 메모장에 복붙해서 리스트로 저장하고는 했다. 


이 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위 이미지처럼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꼬집어서' 줄이고, 원하는 부분만 남겨둘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텍스트를 읽다가 원하는 부분을 드래그해서 옆의 메모공간에 빼놓을 수도 있고,  어디를 읽고 있던지 내가 빼둔 텍스트를 클릭하면 다시 그 부분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메모하고 추린 텍스트들을 PDF로 추출할 수 있다. 읽을것이 넘쳐나도록 많은 때에 빠르게 문서의 핵심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 외에도 참고자료 정보를 편리하게 저장할 수 있는 Citavi나(이 역시도 너무너무 유용하다), 논문 외 브런치 초안을 쓸때에도 항상 사용하는 Ulysses, 이미 다들 쓰겠지만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해외논문을 다운받을 수 있는 Sci-hub(https://sci-hub.se/) 또한 추천하고싶다. 


예전에는 하나하나 직접 찾아보고 메모해서 논문을 썼을텐데, 게다가 요즘처럼 구글번역기도 없던 때에 유학생활을 했던 사람들에게 새삼 경외심이 든다. 



 예전에 전자사전이 처음 나왔을 때에, 어떤 사람들은 전자사전으로 공부하는것은 ‘진짜’공부가 아니라고, 여전히 두꺼운 사전으로 공부해야 단어의 뜻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말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독독사전을 보는것이 유의어나 뉘앙스 등을 파악하는데에 더 도움이 될 때가 있으니까. 하지만 요즘에 누가 두꺼운 사전을 들고다니면서 공부하는가? 효율성의 측면에서 따져볼 때, 구글에 검색만 하면 뜻은 물론이고, 그 단어를 사용한 예시나 기사, 이미지까지 몇초만에 찾아볼 수 있는데 굳이 사전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말이다.


연구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GPT가 출시된지 1년이 지난 지금, 출시 직후부터 AI를 이용한 온갖 편리한 툴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모르면 손해이다. 내가 논문을 쓸 당시는 scite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더 좋은 툴이 나왔을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언급한세 가지(+2)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석사시절 논문 작성 과정을 크게 도와준 도구들이다. 해외에서 공부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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