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Networking Service 그리고 과잉연결사회
과잉연결사회(over-connected society)는 인스타그램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더 고립되어 있음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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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나도 한때는 이 플랫폼을 무척 혐오했다. 그래서 한때는 한동안 계정을 비활성화하고 인스타 디톡스를 실천하기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많은, 그리 가깝지도 않은, 심한 경우에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정보가 쏟아진다는 공간이라는 점이었다. 쏟아지는 정보를 보고 무엇을 느껴야 할지 감정의 갈피를 잡지도 못 한 채, 그저 정보에 휩쓸리다 보니 내 마음을 지키지 못했던 순간이 많았다.
또 다른 이유는 응보적으로 내 일상의 그럴 듯한 순간을 늘어놓는 내 자신이 제법 웃기고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관전자로서가 아니라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에 나 역시 인스타그램을 나름 (?)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부족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모습으로 스스로를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전시하는 일은 내 성정에는 맞지 않았다. 즉각적인 반응을 받고 좋아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금방 시들해지기 십상이었다. 내 인간적인 고민과 결점에 대한 이야기 없이 좋아보이는 순간만을 나열하고 얻은 반응으로 공허함을 채우려는 건 갈증난 상태에서 무한히 바닷물을 들이키는 것과도 같았다.
혹자는 "과시는 결핍이다"라는 아포리즘으로 인스타그램에 무엇인가를 과시하는 - 어디까지가 과시고, 어디까지가 순수한 소통인지 불분명하지만 - 이들이 어딘가 결핍되어 있다고 바라본다. 그렇지만 인스타그램에 무언가를 올리는 이들을 죄다 애정결핍이라거나 자의식 과잉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건 어딘가 말이 안 된다. 타인과 연결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본능과도 같은 욕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스타그램이 앱스토어 상의 설명 그대로 "소중한 사람들과 콘텐츠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는 문명의 선물이라고 칭송하는 것도 어딘가 맞지 않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이 플랫폼으로 인해 공허함, 박탈감, 열등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세상 만사가 그러하듯이 인스타그램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 나는 '과잉연결사회(Over-connected society)'라는 제목이 예고하는 것처럼 인스타그램의 그림자에 주목하고 있지만, 인스타그램의 장점도 여실히 느끼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소중한 사람들의 근황을 손쉽게 팔로업하고 소통할 수 있고, 세상 건너 편의 소식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으며, 사업적으로/전문적으로 활용한다면 효과적인 브랜딩과 프로모션을 펼칠 가능성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과거에는 '혐오' 또는 '싫증'이었던 인스타그램에 대한 감정이 지금은 '애증'에 가깝다. 나이를 한 겹 한 겹 먹을수록, 적당히 때도 타고 세상에 타협하는 법을 배워가는 건지, 온전히 사랑하거나 온전히 미워하는 대상보다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미워하는 애증의 대상이 늘어가는 것 같다. 여전히 인스타그램에 내 삶의 파편들을 정제하여 올리는 걸 즐기고, 가끔은 알고 싶지 않은 것들에 노출될 때 세상이 너무 연결되어 있음에 피로를 느끼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내 나름의 방식으로 자유로이 반응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법을 터득해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 같다.
나처럼 이따금씩 과잉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대해 어떤 액션을 취해라!라고 답을 줄 수는 없겠지만, 테일러 스위프트가 팬한테 쓴 편지에서 했던 말이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 같다.
"Never compare myself to other people. It it comparing my behind the scenes to their highlight real."
너의 비하인드 씬과 타인의 하이라이트 씬을 비교하지 말라.
SNS에서는 모두가 자신의 가장 예쁘고 지적이고 좋아 보이는 순간만을 올린다.
그 정제된 파편들은 그 사람의 본질이 아니고, 본질이 될 수 없으니까 인스타 보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비교의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롭게
자신의 한계와 세상의 불확실성까지도 사랑하고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에 부단히 응원을 보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