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돌아왔다

나는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인가

by 뭉개 구름 사이

2025년 12월 1일 현지시각 오전 9시 45분.

오랜만에 노트북 앞에 앉았다. 8월 부임 이후 약 7일간 써 내려가던 글을 접고 거의 3달만 인 것 같다. 8월에 처음 썼던 글을 읽으니 웃음이 났다. 할 일이 없어서 이게 뭔가 싶더란다.

그래. 그땐 그랬지~♬.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는 모르겠다.)


적응을 하고 일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순간 일이 휘몰아쳤다. 폭풍도 아니고 태풍 수준으로 모든 게 휘몰아쳤다. 점점 운동할 여유도 없고 숙소에 돌아와 쉬기 바빴다. 그 와중에 사회생활을 해본다고 사람들과 친목도모도 했다. 참 웃긴 나 자신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만났다. 특수한 환경에 있어서 그런 건지 원래 그런 사람들인 건지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도 많은 반면에 참 나쁜 사람도 많다는 걸 새삼 또 깨달았다. 평소에 늘 똑같이 다니던 길에서 발가락이라도 찧는 날에는 그게 그렇게 아플 수밖에 없는 것처럼 모난 사람한테 듣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을 그렇게 후벼 파는지 참 모든 걸 놓고 싶게 하더라.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여길 오고자 했을까. 내가 선택한 길에 책임을 다하려고 늘 마음을 다 잡는 나인데 왜 이런 길로 나 스스로를 몰아냈을까 부정적인 생각이 쉬지도 않고 생겨났다. 살짝 쓸렸다고 생각했던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것처럼 나쁜 생각이 흘러내렸다.


그렇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잘못은 다른 사람이 했는데 왜 항상 스스로를 파고드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나는 워라밸을 크게 중시하지 않는 사람인지라 "회사에서 일이 많더라도 일은 하면 된다. 하지만 사람은 못 고쳐 쓴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진 직장인이다. 오히려 일에서 의미감을 느끼는 사람인데 일은 실수 없이 하고자 오래 걸려 일대로 버겁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이기적인 게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주니 이 모든 게 나를 지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돌고 돌아하는 일에 대한 의문이 든 것이다. 나는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못 찾는 것일까. 오랜만에 휴일에 적성 찾기를 시작했다. 심지어 사주까지 뒤져봤다. 나의 타고난 기질을 알면 뭐라도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혹시나 적성 찾기로 사주를 보려는 분이 계신다면 사주는 안 보는 걸 추천한다. 보고 나면 괜히 '아, 왜 나 공부 열심히 안 해서 변호사 못했지. 의사는 왜 안 했지.'라는 말 같지도 않은 생각이 들 수 있으니. 물론 충분히 하실 수 있는 분들은 얼마든지 자신의 길을 바꾸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적성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글을 쓰고 있다. 해보지 않고 스스로 결론짓는 사람이라 이런 단정 짓는 행동부터 바꾸고 싶었다. 글을 잘 쓰든 못 쓰던 책 읽기는 좋아하고 내 겪은 경험을 후배나 동생들에게 말해주며 그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좋은 길을 가길 바라는 사람이라는 건 깨달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자신의 길에 고민을 하는 분이 계시다면 절대 자신이 늦지 않았다고 칭찬해 주며 뭐든 해보시길 바란다. 고민하는 것부터 스스로를 아끼는 것이다. 나를 위해 내 길을 찾는 것이니.

나 또한 같이 동참해서 그 길을 찾아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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