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 형성의 배경과 노력
인간의 인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나의 기질과 성격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나를 이루게 되었을까.
돌이켜보면 나의 학창 시절은 늘 어둡고 긴 터널 속을 걷는 것 같았다.
그 속에서 형성된 기질과 성격은 때때로 나를 움츠러들게 하고, 스스로를 감추게 만들었다.
무엇을 하려 해도 자신감보다 부끄러움이 앞섰다.
숨는 것이 익숙해지고, 그러다 한 번 터지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곤 했다.
그런 과거의 경험들은 내게 깊은 상처로 남았고, 한동안 나는 그 상처 속에서 나약한 인간으로 살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어둠을 벗어나고 싶다.
부끄러움조차 감수하며, 나 자신을 다시 세우는 일이 내 삶의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성격이나 기질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DNA에 의해 형성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살아오며 그것이 절반의 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의 인격은 타고난 바탕 위에, 삶의 경험과 시대적 환경이 덧입혀져 만들어진다.
우리 세대는 유교적 가치관 속에서 자라왔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교는 원래 사람을 바르게 세우려는 가르침이었지만, 그 가르침이 오히려 사람을 억압하고, 틀에 가두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부모 세대의 권위는 절대적이었고, 자녀의 개성이나 감정은 쉽게 드러낼 수 없었다.
그 결과, 우리 안에는 여전히 ‘부모의 목소리’가 살아 있다.
그것이 우리의 판단을 지배하고, 심지어는 ‘나’라는 존재마저 대신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부모가 물려준 가치가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안에 담긴 모순과 억압을 구분해야 한다.
떠나야 하는 것은 부모의 존재가 아니라, 그 속에 숨어 있는 잘못된 신념과 두려움이다.
그것을 인식하고 벗겨내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찾기’의 시작이다.
나는 이제 부모로부터 비롯된 나의 인격을 하나씩 들여다보려 한다.
그 속에는 내가 아닌 ‘누군가의 기대’로 만들어진 나도 있었고, 상처와 두려움이 자리한 나도 있었다.
이제는 그 겹겹이 쌓인 껍질을 벗겨내어 내 안의 ‘진짜 나’를 찾아야 할 때다.
물론,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첩된 감정과 습관은 점진적으로만 변화한다.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나 자신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이 길을 외면할 수는 없다.
부모가 준 것 중에서 좋은 것은 지키되, 삶을 병들게 하는 것은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환갑이 넘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나는 ‘다른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단적 가치관과 충돌하더라도, 이제는 내가 옳다고 믿는 길을 가보려 한다.
물질의 풍요와 세상의 기준을 좇아 살아온 세월을 잠시 멈추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고 있다.
나는 오랫동안 ‘의지와 생각’이 나의 전부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삶을 온전히 이끌 수 없었다.
내 안에는 과거의 상처와 억눌린 감정이 있었고, 그것이 나의 판단을 흔들고, 의지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그 상처를 직면하고, 초월적인 자기로 나아갈 때 비로소 사람은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는 것을.
내가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지만, 그 모든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빚어냈다.
이제 나는 과거의 나를 용서하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려 한다.
그것이 인격 형성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임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