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새로운 인격의 형성 배경과 노력

by 전병근

새로운 인격의 형성 배경과 노력

나는 지난날 나의 인격이 어떤 배경 속에서 형성되어 왔는지를 되돌아보며,

그동안 굳어진 기질과 인격을 새롭게 융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변화의 시도는 단순한 성격의 교정이 아니라, 삶 전체를 다시 바라보는 철학적 여정이었다.

그 시작은 유럽의 역사와 철학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비롯되었다.

그 속에서 나는 “정체성의 혼돈”이라는 말을 만났고, 그 말은 마치 내 삶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나와 같은 사람들, 즉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묻는 사람들에게 이 말은 결코 낯설지 않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세상의 안정과 출세를 좇아야 하는가,

아니면 순수한 이상과 자유로운 영혼의 길을 택해야 하는가.

현실 속에서 이상을 지키려면 최소한의 안정이 필요하지만, 그 안정이 이상을 가로막기도 한다.

세상이라는 거대한 괴물 앞에서 나는 그를 무시할 수도, 완전히 극복할 수도 없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겪어온 정체성의 혼돈이었다.

유럽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정치가 안정될 때는 예술과 사상이 순수하고 평온하게 피어난다.

그러나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는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목소리 또한 거칠고 다양해진다.

그들은 자유를 외치면서도, 결국은 강력한 권력의 보호를 갈망하는 모순된 존재가 된다.

정신적으로는 해방을 꿈꾸지만, 현실 속에서는 억압적 질서를 원하게 되는 역설.

그 모순이야말로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정체성의 혼돈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진 잘못된 인격 탓에 세상을 피하고 숨기를 좋아했으며, 항상 자신감이 부족했다.

누군가 이끌면 따라가고, 그러다 감정이 폭발하면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마치 내 안의 나를 부수고 새로 태어나고 싶은 충동처럼 말이다.

나는 말의 실수가 잦았다.

대부분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때로는 알면서도 저지르는 ‘아는 실수’였다.

참는다는 것은 미덕이지만, 너무 많이 참으면 병이 되고, 결국 포기가 된다.

이런 나의 성향은 부모로부터 보고 배우며 형성된 것이기도 했다.

나의 삶은 언제나 감정과 생각의 싸움 속에 있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고 혼란스러웠다.

그 결과,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나는 ‘정체성의 혼돈’이라는 안개 속에서 살아왔다.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 내 길을 정해주었다면—

비록 그것이 사회주의적 통제처럼 보일지라도—

더 단단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삶은 그런 선택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스스로 깨닫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야 했다.

후회와 아픔 속에서 과거를 어루만지며 비로소 내가 원하는 것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해 가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정체성의 혼돈은 결혼 후에도 나를 떠나지 않았다.

가정과 사회 속에서 나는 점점 사고의 자유를 잃어갔고, 어느 순간, 내 생각은 멈춰버렸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다시금 나 자신을 찾으려는 회의와 성찰이 찾아왔다.

그 결과, 나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단점과 허물을 숨기려 한다.

그리고 겉으로는 자신감과 자랑으로 그것을 덮는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숨기기보다 드러내고, 감추기보다 나누고 싶다.

이 글을 통해 나와 비슷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받고, 자신의 생각을 다시 세워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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