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인천 근무가 나를 다시 만들다

by 전병근

인천 근무가 나를 다시 만들다

동서울터미널 건물에서 본사 생활을 시작한 나는, 1년의 구의동 신혼생활을 접고 처갓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승선 생활로 모은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전셋집을 마련하며 겨우 삶이 자리를 잡나 싶었지만, 처가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전세금을 빼 처가살이를 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처가살이를 혜택이라 여기겠지만, 나는 그 반대였다.

도움을 주는 입장이었기에 불만보다는 당연하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시작된 처가살이는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을 이어갔다.

문제는 그 사이 인천으로 발령이 나면서부터였다.

성북에서 인천까지의 출퇴근, 하루 왕복 4시간의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다.

전철 안에서 잠을 자고, 신문을 읽고, 때로는 술기운에 몸을 이끌며 출근하던 날도 있었다.

몸은 점점 지쳐갔고, 마음도 무너져 내리려 했다.

그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용한 다짐이 들려왔다.

“나를 이기자.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으로 바꾸자.”

그 다짐 하나가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전철 안에서 흘려보내던 시간을 공부의 시간으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눈을 뜨기도 힘들었지만, 하루 이틀, 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자라났다.

결국 나는 산업안전기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때 처음으로 느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력이 환경을 이겨내는 것임을.

힘들고 버거웠던 인천 근무의 시절은 지금 돌아보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 시절 나는 세상과 싸우는 대신 스스로와 싸우는 법을 배웠다.

부정적인 생각은 결코 나를 도와주지 않았고, 작은 긍정의 씨앗이 오히려 내 삶을 다시 세워주었다.

지금도 힘든 일이 생길 때면 그 전철 안의 나를 떠올린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포기하지 않았던 그 시절의 나.

그 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그때 배운 긍정의 힘이 여전히 나를 지탱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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