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회사의 경영에 눈을 뜨다

by 전병근

회사의 경영에 눈을 뜨다

회사 경영에 눈을 뜨다

인천에서 근무하던 두 회사가 같은 그룹 내에서 통합되던 날, 나는 회사의 전반을 보는 시야를 처음으로 얻게 되었다. 불필요한 조직을 합치고 하나로 묶는 결정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회사의 방향성과 자원을 재배치하는 경영 판단이었다. 통합된 조직에서 나는 예산실, 감사실, 자재팀 등 핵심 부서를 거치며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예산실에서는 공사 계획 수립과 실행 방식, 원가 절감의 실무적 방법을 익혔다.

감사실에서는 내부의 부조리와 리스크를 들추어 내고 개선안을 만드는 과정을 보며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자재팀에서는 자재 구매와 하도급 계약을 통해 효율적 단가 관리가 어떻게 회사 수익성에 직접 연결되는지 배웠다.

그 과정은 책으로만 배우는 경영이 아니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소송,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따라다니며 ‘현실의 경영’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경쟁사와 민사소송으로 싸울 때는 회사의 생존이 걸린 전투 같았지만, 일이 끝난 뒤엔 서로 소주잔을 기울이며 직장인의 비애와 한계를 이야기했다.

적을 만드는 대신, 전쟁 중에도 적을 아군으로 만드는 법—그것이 내가 얻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다.

이 시기 나는 경영을 ‘숫자와 규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관계, 타이밍을 조율하는 예술로 보게 되었다.

기술·현장·영업·재무가 서로 어우러져야 공사가 성공하고, 관리되지 않은 작은 비용 하나가 전체 이익을 갉아먹는다는 사실도 체감했다.

결국 경영이란 ‘부분의 최적화’가 아니라 전체의 조율이라는 생각이 나의 경영관을 바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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