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인천대교, 책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다

by 전병근

인천대교, 책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다


5년 뒤, 또 한 번의 도전이 찾아왔다.

이번엔 인천대교였다. 영종대교로 단련된 덕분에 자신감은 있었지만, 국제입찰, 자격 논란, 설계변경, 행정문제까지 — 이번엔 기술보다 사람과 제도의 벽이 나를 시험했다.


밤을 새워 입찰서를 쓰고, 관청을 찾아다니며 허가를 얻고, 때로는 부당한 이의제기와 싸워야 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은 단 하나였다.

“문제는 피하지 않으면 반드시 풀린다.”


하지만 인천대교의 기억에는 아픔도 남아 있다.

공사 일정의 지연, 그리고 결국 이어진 크레인과 유조선의 충돌 사고. 비록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지만, 그날 이후 나는 공사의 결과가 기술과 이익을 넘어 사람과 환경에 닿아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 사고는 나에게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이라는 단순하지만 깊은 교훈을 남겼다.


다리 위에서 배운 삶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두 다리는 나에게 단순한 경력의 한 줄이 아니라 삶의 철학을 새겨준 스승이었다.

한쪽은 두려움을 넘어서는 용기를, 다른 한쪽은 책임의 무게를 견디는 단단함을 가르쳐주었다.


이제 나는 안다.

어떤 공사도, 어떤 인생의 과제도 결국은 ‘다리를 놓는 일’과 같다는 것을.서로 다른 두 지점을 잇고, 불가능해 보이던 간극을 조금씩 메워가며,

마침내 모두가 건널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배운 삶의 기술이자, 나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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