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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예고 Mar 02. 2024

듄 1, 2편 비교(스포일러)

듄 : 파트2(이하 듄 2)가 개봉한 그날 수요일 나는 오후 반반차를 쓰고 코돌비 17:40분 영화를 예매했다. 원작의 팬이기도 했거니와, 선공개된 해외 반응들에 따르면 다크나이트나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과 비견되는 수준이라고 하니(둘다 삼부작의 2편이라는 점에서 비교 대상이었던 것 같다) 도저히 주말까지 참을 수가 없었다. 


듄 2를 보고 난 소감은 다크나이트와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물론 이건 개인적인 소감일 뿐이다. 누군가에겐 충분히 듄 2가 더 나은 작품일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어마무시한 작품이 나왔다는 것이다. 전작의 장점인 비주얼과 사운드는 그대로 계승하면서, 전작의 단점인 서사적인 부분에선 시원시원한 전개로 매듭을 제대로 지어주니 말이다. 


비주얼

전작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다. 전작의 비주얼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안개, 모래, 먼지, 습도 등을 사용하여 신비함을 자아낸 그 경이로운 시각적 충격이란. 듄 1편은 "다 보여주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춘 미장센을 적극 활용한다. 배경, 소품, 인물등을 적절히 가리거나, 포커스를 나가게 하거나,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극도의 신비함을 자아낸다. 예를 들어, 하코넨 남작이 부유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묘사된 적이 별로 없다. 남작의 발치에 길게 늘어진 로브를 대신해서 보여주거나 하는 방식으로 하코넨 남작이 공중에 떠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베네 게세리츠의 우주선은 안개에 가려 있어 그 모습이 전체적으로 드러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전체를 보여줄 때보다 오히려 웅장해 보이고 신비해 보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전반적인 비주얼은 같은 감독의 블레이드러너 2049를 계승한 느낌이다.

듄: 파트 2는 그에 반해 대놓고 보여주는 방식의 비주얼을 선호한다. 광활한 사막과 거대기계와 모래벌레의 웅장함, 드넓은 경기장의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한다. 전작에 비해 신비함은 줄었을지 모르겠으나 전쟁이나 전투씬에 사용하기에는 속편의 미장센이 낫다고 본다. 


사운드

개인적으로 사운드는 1편의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음악감독이 한스짐머인데 무슨 소리야? 라는 반응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실제로 초반부 영화 오리지널 스코어는 한스짐머 특유의 웅장함에 귀가 압도되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이 영화는 2시간 30분이 넘어간다. 영화가  1시간 30분 지났을 때부터 엄청난 피로가 밀려온다. 한스짐머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댄다. 청각적으로 압도되는 것 좋다. 근데 2시간 30분 동안 압도되니 음악적 폐소공포증이(물론 이런 용어는 없다) 몰려오는 느낌이었다.

2편은 영화의 길이는 훨씬 길지만 청각적으로 피로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적재적소에 사용된 음악 덕에 더욱 몰입감 입게 세계관에 빠져 들 수 있었다. 그렇다고 전편보다 웅장함이 줄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전편보다 잘 분배했고 전편보다 잘 절제했으며, 전편보다 적절하게 음악을 활용한 느낌이다. 음악 말고도 사운드는 이 영화의 큰 장점 중 하나인데, 2편의 압도적 비주얼과 더불어 세계관을 완성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볼 수 있다. 


서사 

서사적으로는 1편보다 2편을 확실히 우위로 치는 관객이 많을 듯하다. 1편은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 떡밥을 뿌리고, 세계관에 대해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2편에서는 뿌려진 떡밥을 회수하고, 서사를 매듭짓는 위치에 있기에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 더욱 시원시원하다. 1편은 이야기의 위치상 결말이란 것이 나올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1편은 서사적인 부분에서 늘어지는 부분이 분명 있었고, 영화가 사막에서 걸어가다가 끝나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지루하고 피로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2편에서 그러한 단점은 거의 없다. 그러나 영화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1편을 복습하던지, 혹은 원작 소설을 읽어야 할 듯하다. 영화는 고유명사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이러한 고유명사에 대해서 제대로 숙지를 해가지 못한다면 영화 서사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많이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종합

종합적으로 봤을 때, 듄 2는 전작보다 분명히 뛰어난 작품임에 분명하다. 전작의 신비한 분위기가 살짝 죽은 것은 아쉽지만 큰 단점은 아니다. 종합하자면

비주얼

듄 1 >= 듄 2

사운드 

듄 1 < 듄 2

서사

듄 1 <<< 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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