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 한국인 최초 EPL 득점왕
21-22 프리미어리그가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은 유독 라이브로 경기들을 자주 챙겨보았다. 후반기 손흥민의 페이스가 대단했던 탓이었을까… 그 영향도 물론 있었다.
전반기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의 퍼포먼스는 압도적이었다. 득점과 도움 부분에서 독보적으로 스탯을 쌓아 올리는 모습을 보였고 살라를 대적할만한 상대가 없었다. 2022년 1월, 아프리카 대륙 네이션스컵에 출전하기 위해 살라는 대표팀에 차출되었다. 살라의 국적인 이집트의 목표는 우승이었다. 결승까지 올라간 이집트는 살라의 팀 동료 사디오 마네의 세네갈과 결승전을 펼쳤다. 결과는 세네갈의 우승… 이집트가 우승 문턱에서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무르게 되었다.
네이션스컵이 종료가 되고 살라는 소속팀 리버풀로 복귀를 했다. 이 시점부터 살라의 폼은 현저하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체력적인 문제였을까… 전반기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살라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살라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동안, 손흥민은 차곡차곡 골을 넣으며 살라를 쫓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소속팀 토트넘은 콘테가 부임한 이후부터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손흥민의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챔피언스리그 티켓 여부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아스날이 4위를 지키고 있었고 토트넘은 그 4위 자리를 탈환해야만 했다.
아스날은 크리스탈 팰리스, 브라이튼, 사우스햄튼에 내리 3연패를 당했고 같은 기간 토트넘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아스날을 추격했다. 아스날의 다음 상대는 첼시, 맨유, 웨스트햄이었고 세 팀 모두 어려운 상대였기 때문에 아스날에게는 힘든 일정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하지만 아스날은 세 팀 상대로 모두 승리를 가져오며 3연승을 했고 4위 자리를 수성했다.
토트넘은 분명히 상승세였다. 손흥민은 경기당 1골을 넣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고 케인 또한 후반기 폼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보았을 때, 아스날이 4위에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35라운드에서 토트넘은 레스터 시티와 맞대결을 펼쳤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2골과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2번째 골은 정말 대단했다. 왼발 인프런트로 감아서 레스터의 키퍼 슈마이켈이 손도 닿지 않는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라이브로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멀티골로 18호, 19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직전 시즌 개인 최다골이었던 17골을 넘어섰다. 살라와는 단 3골 차…
많은 사람들이 패배를 예상했던 리버풀의 안필드 원정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의 20호 골에 힘입어 무승부를 기록했다. 토트넘에게는 정말 귀중한 승점 1점이었다.
이어서 치러진 경기는 순연된 22라운드 경기였는데 상대는 아스날이었다. 두 팀에게는 거의 4위 결정전이나 다름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토트넘은 손흥민을 필두로 매섭게 아스날을 공격했다. 아스날의 수비수였던 롭 홀딩이 손흥민을 대인 마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종일관 손흥민을 따라다니던 롭 홀딩은 전반전을 마치기도 전에 사고를 치고 만다.
전반 33분, 손흥민을 수비하던 롭 홀딩은 불필요한 동작으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다. 이후 토트넘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내며 3:0 완승을 거둔다. 토트넘은 4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1골을 추가한다. (리그 21호 골) 살라와는 단 1골 차…
38라운드 경기만 남겨놓은 상황을 맞이했다. 토트넘은 리그 최하위팀인 노리치를 상대했다. 토트넘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 경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바로 손흥민의 ‘득점왕’ 여부였다. 사실 노리치는 강등을 이미 확정 지은 상태였기 때문에 토트넘이 손쉽게 이길 것이라고 예상된 경기였다. 문제는 손흥민이 득점왕이 되느냐였다.
경기는 역시 토트넘의 흐름대로 이루어졌다. 토트넘이 선제골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아가고 있었지만 손흥민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팀 동료들이 손흥민의 득점을 도와주려는 모습을 경기 중에 볼 수 있었다. 1:1 찬스는 확실하게 처리해주던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1:1 찬스를 놓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분명 손흥민 본인도 의식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후반전이 되어서도 골이 터지지 않자 약간의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후반 25분, 드디어 손흥민의 골이 터졌다. 살라와 공동 득점 선두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모든 팀 동료들이 손흥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소름이 돋았다. 모든 국내 축구팬들, 그리고 축구를 그리 즐겨보지 않던 사람들도 열광하였다.
이어서 5분 뒤, 프리킥 이후 세컨드 볼 상황에서 오른발 중거리로 다시 한번 더 골망을 흔든다. 리그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정말 기분이 좋아 보였다. 부담감이 어마어마했을 텐데 그걸 이겨내고 당당히 올라선 모습이 너무나 대단했다.
경기는 5:0 대승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토트넘은 4위 확정, 손흥민은 21-22 시즌 골든부츠 수상을 확정 지었다.
우리나라에 EPL 득점왕이 나올 거란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하며 축구를 봐왔는데 손흥민이 해내고 말았다. 지금도 사실 믿기지가 않는다. 우리나라 선수가 EPL 득점왕이라는 사실이…
‘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개인 기록 득점 1위로 골든부츠 수상’ 손흥민 선수에게는 잊지 못할 시즌으로 남을 것 같다.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라이브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손흥민 선수 항상 감사드리고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