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오늘도 어김없이 손님이 찾아오자,
문에 달린 종이 반겨주었다.
- 안녕하세요! 할머니!
- 어~ 그려.
- 할머니~ 오늘은 뭐 보여주실 거예요~?
- 음...
- 기대할게요?ㅎㅎ
- 아폴로.
- 아폴로요?~
할머니는 웃으며 뒤에 있던 노란 소형 박스에서
아폴로를 꺼내 들었다.
- 먹어봐.
오늘은 할머니가 직접 까서 파란색 빨 때를
골라서 여자에게 주었다.
- 음..!! 맛있다! 블루베리맛이네요?
- 이것도 먹어봐.
- 걱정 마세요! 다 먹을 거예요ㅎㅎ
여자가 블루베리맛을 알아채고 좋아하자,
할머니는 신이 나서 웃으며 이번엔 핑크색 빨 때를
주었다.
- 이번엔 딸기맛! 맞죠?
- 그려ㅎㅎ
여자가 먹은 아폴로는 각종 여러 색깔 빨 때가
들어있다. 그걸 이빨로 빨아서 먹으면 은은한
과일맛과 새큼한 맛이 퍼졌다.
- 할머니도 먹어봐요!
- 이빨 아파서 안뎌.
- 이빨.. 이요?
할머니에 이빨은 대다수가 아파서 딱딱하거나
차가운 음식은 잘 못 드셨다.
- 잠시만 기다려봐.
- 네? 네!
할머니는 웃으며 구부정한 허리를 붙잡고
일어나서 방안에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아폴로를
꺼내 들었다.
- 우와..! 얼리셨네요?
- 먹어봐.
얼어서 차가운 아폴로 포장지를 뜯어서
이번엔 노란색을 꺼내 들어주었다.
- 음! 색다른 맛! 이건 파인애플! 맞죠?
- 그려ㅎㅎ
얼어버린 아폴로는 샤베트 같았다. 겉은
샤베트처럼 차갑고, 잘 부서지는데 안은 샤베트 같지 않게 부드러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있다.
- 할머니 문방구가 제일 맛있어요 ㅎㅎ
- 그려? 많이 먹어라.
- 이제 가야 해서, 여기요!
오늘도 여자는 할머니 손에
꾸깃꾸깃한 5천 원을 건넸다.
- 천 원만 줘도 되는뎌.
- 아니에요ㅎㅎ 안녕히 계세요!!
여자는 누가 쫓아오는 듯
헐레벌떡 겉옷을 챙겨 나갔다.
"띠링."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