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방향

새해는 이미 시작되었다

by 주말이

이미 새해는 시작되었다.
달력이 바뀌었다는 사실보다 먼저,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미 해버린 고민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질문들,
그리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어떤 갈망.
그것은 조급함이라기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다.


심장이 이유 없이 조금 빨라진다.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는 욕망,
지금의 나를 넘어가고 싶다는 충동.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무작정 뛰어들고 싶지 않다.


이전의 나는
속도가 곧 성실함이라고 믿었다.
남들보다 빨리 움직이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두르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반드시 멀리 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올해는 서두르지 않기로 한다.
대신 정확한 방향을 잡기로 한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지금의 선택이
5년 뒤의 나에게 어떤 얼굴로 남을지를
천천히 묻는 해로 삼으려 한다.


이 한 해는
눈에 띄는 성과의 해가 아닐지도 모른다.
크게 확장하지도,
요란한 변화를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해가 제2의 인생을 위한 기반의 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기초를 다지는 시간은 늘 조용하다.
눈에 보이지 않고,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방향이 맞는 준비는
결국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든다.


지금 이 시기는
달리는 시기가 아니라
방향을 다시 조정하는 시기다.
속도를 줄인다는 것은 멈춘다는 뜻이 아니라,
더 멀리 가기 위해
각도를 바로잡는 일이다.


이미 새해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속도보다 정확한 방향을 선택하는
중요한 시점 위에 서 있다.


올해가 끝날 즈음,
나는 오늘의 이 선택을
‘잘 서두르지 않았던 결정’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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