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다
2018년에 시작한 연애가 2022년 결혼으로 이어졌다.
결혼한 이유는 그냥.
같이 있으면 재미있어서 결혼해서 살아도 지금처럼 웃으며 살 것 같았다.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남자친구(지금의 남편) 차를 같이 타고 다녔다.
야근이 길어져 평소보다 늦게 퇴근했음에도 올림픽대로는 차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올림픽대로에서 보이는 한강이 참 좋다.
평소처럼 한강을 멍하니 보며 가고 있다가 “망고야 내년에 결혼할래?” 뜬금없는 나의 말에 놀라는 기색 없이 “그래, 내년 언제?”를 던진 망고.
이렇게 결혼준비가 시작되었다.
나에게 결혼은 사치덩어리였다.
결혼식을 어디에서 어떻게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다.
그냥 가족과 서로의 절친들을 불러 소박하게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결혼은 현실이었다. 나와 남편만 좋아서 되는 게 아닌 집과 집의 만남이라 나의 상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더라.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그냥 지나가는 일중 하나였다.
설렘을 안고 시작한 동거생활도 나의 상상과는 달랐다.
제일 부딪혔던 건 남편과 나는 생활패턴이 달랐다.
나는 조용한 암흑 속에서 잠을 청하면 남편은 유튜브를 틀어놓고 잠을 청했다.
나는 빨래를 속옷, 양말, 잠옷, 일상복을 따로 돌렸다면 남편은 같은 색을 우르르 넣기 일쑤였다.
나는 찌개에 고기가 많은 걸 좋아하지 않지만 남편은 고기 많이를 외치곤 했다.
‘이렇게 다른 점이 많은데 결혼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나와 같이 지낸 가족들과도 트러블이 생기는데 이 문제는 서로 양보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렇게 일 년, 이년 시간이 흘러 낯선 단어였던 신혼부부에 익숙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