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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종 Feb 06. 2022

어머니의 은퇴

오랫동안 떡볶이 가게를 하셨던 어머니의 은퇴.

일했던 정들었던 일터에서 손을 놓게된 이유야 여러가지만 있었지만.

이제는 방배동으로 출퇴근 하는 일도 

루틴화된 반복적인 일도 그만두시게되었다.


마치 일이 자신의 몸처럼 일부처럼 지내오셨던 어머니의 일터에

잠깐 들러서 귤한 묶음 사들고가서

어머니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렇게나 강철같았던 

어머니의 눈가에도 촉촉하게 그렁그렁하게 맺히기도 한 모습을 바라보기도 했다.


늘 나의 투정을 받아주기도하고, 내게 잔소리도 하고 하셨던

그런 수다 스러운 모습 뒤

말없이 진한 눈물 한켠 흘리시는 어머니를 보며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죄송하기도 했었다.


힘들고 고된일이었음에도 

묵묵히 일해오셨던 모습을 알고 있었고

속 썩이던 아들을 바라보며 일하던 떄도 있었고

취직해서 기뻐하며 일하던 떄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외롭게 일하시던 어머니의 지난날이 묻어 있던 곳을 보내주려고 하니

마음속 기억속 남아있던 장소로만 이제 물결처럼 일렁거림만 남아있는 곳처럼 되어버린다니



어머니 마음이 얼마나 시원 섭섭하실지.


그래도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어머니의 떡볶이 맛을 그리워했다던 직장인들, 초중고학생들이 고맙다며 챙겨준

이런저런 선물을 바라보며 

이제서야 은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고 하시는 말씀에

아직은 몸은 떠나도 마음은 방배동 쪽으로 향해 계시는구나 싶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예전에 획득하셔서

그걸로 벌써부터 일하려고 하신다니.


나이도 있으신데 아직도 소일거리 찾아 다니시는 모습에

미안하기도하고 고맙기도하고 배워야겠다 싶다.


오히려 그렇게 더 일하려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며

더 자신을 키워나가려고 더 도전하려고 하는 모습에


난 아직도 멀었다 싶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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