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by 도씨



그 날 우리는 눈쌓인 밤길을 걸었어


어려서 차도 없고

늦어서 택시도 없었지


두껍게 입은 외투 위에

네가 또 네 외투를 벗어준 거 기억나?


하필 얇은 옷을 안에 입어 덜덜 떨면서

담배를 꺼내 베어 물더라


그 추위와 외투 안에서

나는 담배를 문 너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어


꼭 그게 네 사랑을 닮았다 생각했어

스스로 망가지고 춥고 배고파도

나만은 항상 안아주려는

매번 안쓰러운 사랑


나는 보답할게 없어서

받았던 외투를 담배가 다 스러질 때까지 지켜보다

돌려 주었지


그래서 내가 너를 버렸나봐

네 것을 네 것으로 돌려주느라


돌려줄거라곤 너한테 받은 거 밖에 없는 빈 손

조금밖에 담기지 않았을 나의 체온

그게 항상 아팠거든


네 남은 온기로

겨울을 난다


부디

어느 눈길에도

춥지 않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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