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빵요정 김혜준 Sep 08. 2021

[파스타 / 이탈리아] 시래기 봉골레 파스타

시래기가 이탈리아에도 있다고?


이 세상에서 빵을 가장 사랑하는 이미지를 가진 나이지만

사실, 빵을 능가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면!

그 마음이 실로 진심을 넘어서 오죽하면 육수 장사까지 하겠나.


하지만 당뇨인의 신분(?)으로 함부로 면을 탐할 수 없다.

대신 먹을 때 아주 만족스러운 조합으로 행복하게 먹는 쪽을 선택한다.


양식에서의 면요리는 단연 파스타.

베이스의 기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선호하는 종류가 달라지겠지.


나의 경우는 확고한 오일 > 크림 > 토마토로 확립되어 있다. 술을 많이 마시던 애송이 시절에는 크림이 선두였는데(해장에는 까르보나라!) 이젠 어른스러운 오일의 단계로 올라섰다.




아주 오랜만에 파스타를 삶는 거라 메뉴 고민을 심각하게 했다. 탄수화물/ 염도 / 당도 에 주의해야 하는 당뇨인은 이럴 때 무척 심각하다. 매일 밤 10:45에 마켓 컬리 앱을 서핑하며 식재료 매칭을 머릿속에서 늘 그려본다.


문득 시래기 파스타가 생각났다.

박찬일 셰프의 말에 의하면 시래기는 이탈리아에서도 오래전부터 식재료로 자주 사용해왔다고. 리소토, 덮밥, 파스타 무엇이든 시래기의 활약상은 높았다고 한다.


빈자의 식재료. 이기 때문이지.


우리나라도 큼직한 무를 손질해 무청을 말려 시래기로 만든 후 필요할 때마다 삶고 불려서 고등어찜과 같은 조림이나 찜요리에 곁들여 식감과 섬유질을 더하기도 하고 솥밥의 재료나 나물로 조리한다.





오늘은 시래기로 파스타를 해 먹기로 한다.



재료

파스타 150g
손질된 시래기 200g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시판 용도 잘 나와 있다. 없다면 데쳐서 불려 사용하면 된다.)
바지락 50g (기호에 따라 가감)
엔쵸비 3마리 (병입 엔쵸비 사용 가능)
마늘 10알
대파 흰 부분
청양고추 1개
느타리버섯 20g

* 양념은 바지락과 엔쵸비로 간을 잡는데
필요하다면 시래기에 미리 연두 1큰술을 더해 조물조물 전처리를 해두어도 좋다.

* 기호에 맞게 애호박과 같은 채소도 곁들여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래기와 바지락, 엔쵸비.



우선 면부터 불에 올린다.


시래기는 마켓 컬리에서 손질되어 바로 사용 가능 한 제품을 구매했다. 500g 중 200g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솥밥이나 고등어조림에 사용하려고 소분하여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물을 꼭 짜낸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사무실에서는 팬 보다 큰 양수 냄비를 팬처럼 사용한다.

이유는… 더 이상의 기름 튐을 방지하기 위한 잔머리 랄까.


올리브 오일과 버터에 마늘과 잘게 다진 엔쵸비, 대파를 넣고 향을 내며 볶아 둔다.




버터만 넣으면 쉽게 타기에 올리브 오일을 함께 넣는다.

확실히 엔쵸비를 잘게 다져 볶으면 금세 색감이 탁해진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맛이 북돋아진다는 사실.




마늘이 투명해지고 있으면 시래기를 넣고

연두를 약간 더해 볶기 시작한다.

여기서 간을 맞춰 가는 것.


* 늘 면을 삶으면 면수를 한 컵씩 미리 빼두고 파스타의 마지막 과정에 조금씩 부어가며 소위 ‘에멀젼 emulsion’을 시킨다. 이걸 빼먹으면 바로 면이 심심하고 따로 놀게 된다는 것. 명심!



느타리버섯 사랑.

시래기와 버섯이 주인공이 되며 한결 가볍고 맛은 돋보이는 요리가 된다. 꼭 베이컨이나 햄이 열일 하지 않아도 이렇게 채소가 주는 촉촉함과 감칠맛이 있다.




면 투하하고 면수 더해가며 에멀젼-





완성이 되면 통후추 잊지 말고 드르륵드르륵 3타임!




바지락의 쫄깃함과 간을 입힌 시래기

그리고 엔쵸비가 어우러진 소화가 잘 되는 파스타가 완성.


된장 크림 베이스와도 잘 어우러지는 맛이라

다음에는 꼭 도전해 볼 예정이다.

파스타는 라면보다 쉽고 응용성이 넓은 기특한 요리임이 틀림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 egg in hell 에그 인 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