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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분의 일 May 19. 2024

이럴 수가 월급이 밀리다니

또다시 이직 준비 

월급이 하루 늦게 들어왔다. 경리 실수이면 좋으련만 그것도 아니었다.

자세한 내막도 모르는 채 직원 모두가 당황했다.


심지어 나는 요즘에는 이런 생각도 했다.

이 정도 회사면 괜찮지, 연봉인상에 월급 따박따박 나오고, 나 건드는 인간도 없고, 이제 좀 편해지는 것 같군.

근데 그렇게 마음 놓는 순간 월급이 하루 늦게 들어온다는 통보가 내려졌다. 

자세한 설명은 당연히 없었다.


나는 한편으로 이 회사를 믿었다. 일은 힘들고 체계가 없어도 망하지는 않는 회사라고

자금흐름은 안정적인 회사라고

근데 그건 모두 나만의 착각이었을 수도 있겠다.


왜 회사를 믿지 말라 라는 말이 있는지 알았다.

빠르게 이직준비를 시작한 동료가 나에게 은근슬쩍 물어보더이다.

'그래도 한 달 전에는 이야기해야겠죠?'

'나가는데 먼 상관입니까.. 그냥 나가도 되죠'


뒤숭숭한 회사 생각을 하느라 잠을 계속 설쳤다.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게 맞는 건가? 

나한테 돌아갈 곳은 있는가? 

회사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버틸까?

무작정 퇴사하면 안 되겠지?

언제 취직이 될지도 모르는데. 내 퇴직금은 남아있을까? 

엄마 집에는 못 들어가. 이렇게 짐이 많은 걸.  

수많은 물음표에 대한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기를 며칠. 


고민 끝에 이직할 결심을 하고 사람인과 잡코리아를 뒤져본다.

작년에는 헤드헌터한테 연락이 많이 왔었는데 최근에는 그렇지도 않다.


학교 선배님에게 사정을 털어놓으니 이런 말을 해주셨다.

'사람 좋은 거에 휘둘리지 말라. 잘해주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나는 또 휘둘린 건가. 아는 척은 오질라게 하는데, 사실 나는 세상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것 같다.


카페에서 이력서를 쓰다 괜히 센치해져서 창밖 서울 풍경을 본다.

'오 컵라면 땡기는 날씨다.'라는 생각이 든 걸 보면 아직까지는 살만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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