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분의 일 May 06. 2024

그땐 어렸었다는 핑계

독백 1


어리다는 것은 선택권이 많아서 더 방황하기 마련인 것 같아.

사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이거든.

그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든 잘했던 일들 후회한 일들은 계속 쌓이겠지

나이가 들면 선택권이 줄어들고 과거의 선택들로 인해 그렇게 살 수밖에 없도록

삶의 방향이 정해져 버리는 것 같아. 그 방향을 바꾸기란 너무 어렵고.

그럼 그제야 아차 하는 거지.

아 이제 더 이상 인생을 바꾸는 건 어렵겠구나.라는 것을

지금 삶이 만족스럽다면 성공인 거고 아니면 실패인 걸까?

그런데 그런 잣대는 너무 가혹하지 않나.


어렸을 때의 사소한 선택 하나가 미래를 크게 바꾼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라. 과거의 선택은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으니까.

그래서 아이들 주변에는 좋은 어른이 있어야 하는 거지.


나는 나만의 생각이 있었고 자유로웠고 여행이 좋았고 낭만이 좋았는데

어느 순간 타인의 시선이 두려웠고 사회의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했고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고 노렸했어.

뭔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왠지 무언가에 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사실 지는 건 편해. 씁쓸하지만 괜찮아.


무엇이든 간에 내 앞에 마주한 것과 이겨먹으려고 들었던 내 인생의 챕터 1이 끝나는 느낌.

이제 나는 앞으로 계속 지기 시작하는 거야.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한테도 지고 사회의 편협한 시선에도 지고 있지.


그래서 적당히 사회와 타협 중인 지금의 나는 행복하냐고?

솔직히 나쁘진 않아. 하지만 내가 가장 자유로웠던 그 시절을 항상 기억하려고 하는 거지.


나는 어렸었고

재밌었고

자유로웠고

무례했고

내 마음대로 살았고

순수했고

오만했고

일희일비했다.


모두 청춘이라 부르기 마땅했다.





작가의 이전글 통역 비서로 일하는게 어떠냐구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