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다시 짜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꾸준히 걸어 올라가면, 산의 정상에 조금 먼저 오를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한 번도 들르지 않고 운전하면, 다른 차보다 목적지에 조금이라도 먼저 도착할 수 있습니다. 밤늦도록 서류를 만들어 검토하고 회의해서 많은 일을 처리하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늘 하루도 바쁘게 살았다는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분 좋은 뿌듯함은 잠시,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나아진 것인가? 뭐가 좋아지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턱 하니 목을 조르고, 잠깐 숨이 막혔습니다. 사장으로, 임원으로, 부서장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매일매일 정말 끝이 없습니다. 넘치는 힘이 있어 일사천리로 문제를 처리했던 때가 언제였는지, 이제는 충전된 휴대전화처럼 딱 하루만큼의 에너지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힘들게 일해도 그에 걸맞은 보상이 없다면, 더 힘내자고 따독일 수 없다면, 나는 과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나아지는 것이 없다면, 이렇게 사는 게 재미없고, 이렇게 일하는 게 보람 없습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는데 왜 나는, 우리는 나아지지 않는 것일까? 그저 이렇게 늘 반복되는 걸까? 참 숨 막히는 사업이고 인생입니다. 같은 사업을 하든 다른 사업을 하든,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보다 한참이나 뒤처지고 있거나, 내가 보상받고자 하는 기대가 실제보다 크기 때문에 실망합니다. 우리 사는 세상이 이리저리 얽혀 있고, 각자가 자기 형편의 신호를 보내고 있으니, 서로를 비교하거나 비교당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기에, 쾌감이든 유감이든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혹시, 열심히 하고 있지 않으면서,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난 춤이 추어지지 않으면, 영혼이 아프다”라는 세계적인 발레리나의 말을 빌려 보자면, 일이 안 될 때, 나도 영혼이 아픈 적이 있었는가 싶습니다. 정말 아직 열심히 하지 않은 걸까? 하려는 일이 안 되면,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온몸이 저리고 허전합니다.
결국은 실적입니다.
결과는 워낙 냉정하기 때문에 억울할 겨를도 없습니다. 그러니, 승부를 내고 싶다면, 철저하게 실적으로 겨루어야 합니다. 당장 지금부터라도 실적을 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방향을 잡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핑계를 적당히 늘어놓을 시간이 없습니다.
판을 다시 짜야 합니다. 부진한 사업 실적? 지금, 여기서부터, 다시 한번 해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판 자체를 뒤엎어야 합니다. 지금껏 열심히 해 왔다면, 지금 하는 것은 잘 돼도 거기까지 아닙니까? 그러니, 새로운 판을 만들어 새로운 길로 뛰어가야 합니다. 지금껏 해 온 것은 대부분 언제든지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잘못되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길로 직진해 보지 않으면, 새로운 열매를 발견할 수도 없고 차지할 수도 없습니다. 누군가 먼저 지나간 길을 따라가며 그들이 남긴 앙상한 가지만 볼 수는 없습니다.
영업하는 사람에게 생산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매일 써야 하는 보고서를 당장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시원찮은 고객과 당장 연락을 끊으라는 것도 아닙니다. 잘 생각해 봅시다. 퇴근을 미루고 밤 열한 시, 열두 시가 되도록 회사에 남아 새 판을 진지하게 고민해 봅시다. 오히려, 사업의 본질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 더 높은 목표를 잡고, 된다는 생각을 하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늘 그래 왔던 관성에 따른 관습을 버리고 ‘완전히 다르게’ 보자는 것입니다. 다르게 보아야 다른 세상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돈을 벌거나, 쓰지 않거나
우린 왜 좋아지지 않을까요? 계산하면, 버는 것보다 당연히 쓰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손익계산서나 재무상태표, 가계부나 지갑에서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니 당연히 마이너스 아닙니까? 우리는 ‘필요’에 따라 벌기도 하고, 쓰기도 합니다. 필요한 만큼 이상을 벌어야 하는데 그만큼 벌리지 않고, 필요한 만큼 써야 하는 데 필요 이상으로 쓰게 되니 당연히 남는 게 없습니다. 많이 벌든 적게 벌든 그래서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어렵습니다.
한 달의 비용을 관리하려면 매주 결산을 해야 하고, 그것이 불만스럽다면 매일 결산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직원 중 누군가에게 이 역할을 맡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정확하게 계산하도록 하여 그 씀씀이에 관해 파악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경영자나 임원이 쓴 비용도 포함합니다. 그리고 주간 회의나 월간 회의에서 이렇게 정리된 내용을 투명하게 공유해야 합니다. 아울러, 다음 주나 다음 달에 해당하는 예산 역시 알려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회사의 리더나 직원들은 소위 경영 마인드의 일부를 습득하게 될 것이고, 경영자가 통제하기 전에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커피도 마시지 말고, 프린트도 하지 말고, 출장도 가지 말라는 것이냐?”라는 말은 이런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비용 절감을 외치고 통제하기 때문에 나옵니다. 좋은 의도는 상세한 정보를 공유해야 결국 좋아지는 것입니다. 비용이 줄면, 영업 활동에서 가격 정책이 자유롭고 공격이 강해집니다. 이익이 남으면 아까운 금융 비용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매력적인 시장 발굴과 제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정보와 활동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자칫하면 숫자와 말로 그칠 수 있습니다. 회의하는 당시야 모두 그 심각함이나 타당성에 조용히 동의하겠지만,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절박하게 연구하거나, 철저하게 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그저 분위기 전달과 파악에 머물 수 있습니다. 향후의 지침을 분명히 주고, 반드시 예산과 실적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Dashboard로 관리해야 합니다.
첫째, 경영자는 시간 날 때마다 합리적인 비용 관리를 강조해야 합니다. 본인이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위기에 강해지는 체질 강화입니다. 둘째,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전임자를 꼭 지정하여 지속적으로 비용정보관리를 해야 합니다. 셋째, 주간이든 격주든 정기적으로 상황을 전달하고 지침을 내려야 합니다. 넷째, 작은 성과라도 착실하게 비용 절감의 성공 체험을 끌어내야 합니다. 다섯째, 실패한 지출에 관해서는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 주력합니다. 여기서 태만에 의한 잘못이 아닌, 뭔가 해보려다 나온 실수까지 처벌을 강조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는 것도 유의해야 합니다.
열심히 잘해서 좋아진 증거는 이런 숫자로 드러납니다
동일 제품(서비스)의 경쟁사보다 2배 영업이익률
그리고, ROIC(투하자본수익률, Return on Operating Invested Capital)